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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스트레스로 코르티솔 분비량이 늘어나면 덩달아 수면 양이 늘어나는 유형이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스트레스와 수면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보통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수면 질이 낮고 수면 시간이 부족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평소보다 잠이 늘어났다면 스트레스를 받고 있진 않은지 점검해보자.

스트레스가 과도해지면 수면 양이 늘어나는 사람을 ‘스트레스 슬리퍼(Stress sleeper)’라 일컫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을 자버리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공식적인 의학용어는 아니다. 좋은 일을 겪는 사람보다 나쁜 일을 겪는 사람이 수면 시간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는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 임상 심리학과 연구 결과가 있다.

수면 시간이 증가하는 이유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때문이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신체가 대응할 수 있도록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염증을 줄이는 등의 기능을 하는 호르몬이다. 이렇듯 단기적으로는 에너지를 증가시키지만 과도하게 장기간 분비되면 극심한 피로를 유발한다. 뇌가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과부하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수면은 뇌 과부하 및 피로를 해소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우리 몸이 스트레스로부터 회복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수면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잠을 자는 게 정서적인 충격을 줄여준다는 스위스 취리히대 연구 결과가 있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는 “잠을 자는 행위 자체는 몸을 이완시키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라며 “단, 스트레스 해소를 명목으로 과도한 수면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7~8시간 이상 길게 수면하는 과수면은 적게 자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 김대진 교수는 “수면 시간이 길다고 해서 수면 질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우리 몸은 평소 수면시간에 맞춰 신체가 회복하도록 생체 리듬이 정해져 있어 수면 시간이 길어지면 기존 수면 시간 동안 회복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얕은 잠을 자게 된다”고 말했다. 얕은 잠을 잘 때는 깊은 잠을 잘 때보다 뇌가 활동적이기 때문에 신체 회복이 충분히 되지 않고 피로감이 남아있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성인 기준 하루 7~8시간의 수면이 권고되지만 이보다 적게 자도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숏 슬리퍼(short sleeper)와 10시간 이상 자야 개운한 롱 슬리퍼(long sleeper)가 존재한다. 어느 정도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본인의 적정 수면 시간을 파악해 그에 맞게 취침하면 일찍 일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적정 수면 시간을 정한 뒤에는 일정한 취침 시간을 지켜 규칙적으로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