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50세 이상 치매 위험 높이는 뜻밖의 습관… ‘이곳’에서 음악 듣기?

이슬비 기자

이미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지하철 등 시끄러운 곳에서 음악을 들으면 청력 역치가 감소한다. 50세 이상 고령자는 청력 역치에 비례해 치매 발생 위험이 증가하므로 청력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청력 역치는 검사자가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의 크기를 말한다.

미국의학협회가 발행하는 의학저널 'JAMA 이비인후과' 저널에 실린 2020년 연구에서 들을 수 있는 청력의 범위가 인지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게 확인됐다. 특히 50세 이상에서는 10dB의 청력 차이마다 인지 기능 저하가 유의했다. 25dB보다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력이 정상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15dB보다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 기능 점수가 더 높았다. 25dB은 조용한 도서관 내부 소리, 나뭇잎 소리, 냉장고의 작은 모터 소리 정도고, 15dB은 고요한 방 안의 소음, 숨소리 정도로 거의 무음에 가까운 작은 소리다.

권위 있는 저널 랜싯에 실린 해외 연구 사례에서도 55세 이상에서 청력 역치가 약 10dB 증가할 때마다 치매 발병 위험이 약 30%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선우웅상 교수는 "최근 다양한 연구를 통해 고령자의 난청과 치매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입증되고 있다"며 "난청이 뇌의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난청으로 뇌의 자극이 줄어들면 감각 박탈로 뇌의 감각 처리 영역 활동이 감소하면서 인지 기능 저하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난청으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도 인지 기능 저하를 촉진할 수 있다. 사회적 상호작용이 저하돼 고립되면 우울감 증가로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 아울러, 난청이 생기면 남은 청각을 최대한 활용하게 되고, 청각 처리에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면서 다른 인지 기능에 사용될 자원도 감소한다. 난청에 따른 인지 부하 증가로 인지기능이 감소하는 것이다.

난청을 유발하는 가장 나쁜 습관은 과도한 소음 노출이다. 통상 80dB 이상의 큰 소리는 청력에 문제를 일으킨다. 일상적인 대화의 크기는 50dB 정도다. 지하철 등 주변 소음이 심한 곳에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착용해 소리를 들으면, 주변 소음보다 큰 소리로 들어야 해 볼륨을 크게 높이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대 출력을 80dB 이하로 설정해 사용하거나, 소음 차단·제거 기능이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미 소리가 잘 안 들린다면 보청기를 제때 사용해야 한다. 현재까지 한번 손상된 청력 자체를 회복시킬 방법은 없다. 노인 인구 10명 중 2명은 보청기가 필요한 중등도 난청을 앓고 있고, 80대 이상에서는 2명 중 1명이 해당한다. 하지만, 이중 약 10% 정도만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우웅상 교수는 "보청기를 사용해 난청을 치료하면 청력 재활에도 도움이 되고, 인지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보호 효과도 있다"며 "치매 발생 위험이 높은 70세 이상의 노년 환자에서 보청기 사용이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약 50% 정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관련기사

�ъ뒪議곗꽑 �쒕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