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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릴리만 있나, 우리도 있다… GLP-1 시장 노리는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

정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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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후 GLP-1 수용체 작용제 시장 판도가 크게 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그래픽=김민선
3개의 중·소규모 글로벌 제약사들이 7년 후 비만·당뇨병 치료제로 쓰이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GLP-1 수용체 작용제 시장은 2023년 크게 성장해 총 372억달러(한화 약 54조원)의 매출을 올렸고, 특히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99%의 점유율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다만, 오는 2030년에는 새롭게 시장 참전 의사를 밝힌 중·소규모 글로벌 제약사들의 품목들이 허가를 받고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장 구도를 새롭게 형성할 전망이다. 주목해 볼 만한 제약사에는 바이킹 테라퓨틱스와 알티뮨, 스트럭처 테라퓨틱스가 꼽혔다.

◇GLP-1 경쟁, 앞으로 더 심해져… "7년 뒤 노보·릴리 점유율 78%까지 떨어질 것"
19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오는 2030년에 신규 바이오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해 수익을 창출하고 신규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재 GLP-1 수용체 작용제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양분하고 있고, 대표적인 약물에는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오젬픽·위고비)', 릴리의 '둘라글루타이드(트루리시티)'와 '터제파타이드(성분명 마운자로·젭바운드)'가 있다. 이 제품군을 포함해 비만·2형 당뇨병 등 대사질환 치료제로 허가를 취득한 제품은 현재 11개로, 이 제품들은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총 37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품목들은 한 해 동안 전체 시장 매출액의 99%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글로벌데이터는 향후 2030년에는 현재의 시장 구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노보 노디스크와 릴리의 대성공이 다른 대형 제약사뿐만 아니라 중·소규모 제약사들의 경쟁 참여 관심을 촉발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제약사들의 파이프라인에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후보물질을 모두 합치면 323개의 기대주가 있으며, 이중 일부는 출시할 경우 상당한 수익을 낼 전망이다. 글로벌데이터는 이 기대주들 중 다수가 2030년에 출시돼 향후 시장에서 총 485억달러(한화 약 70조6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추정했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독주가 향후 7년 동안 유지되면서도, 이처럼 7년 후 경쟁이 심화할 경우 양사의 시장 독점 비율이 감소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글로벌데이터는 2030년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GLP-1 수용체 작용제 시장 매출 점유율이 기존 99%에서 78%(376억달러, 한화 약 54조7000억원)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데이터 "2030년, 바이킹·알티뮨·스트럭처 주목"
글로벌데이터는 대표적으로 임상 2상 단계에서 후보물질을 평가하고 있는 3개의 글로벌 제약사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 ▲바이킹 테라퓨틱스 ▲알티뮨 ▲스트럭처 테라퓨틱스다. 글로벌데이터 재스퍼 몰리 애널리스트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바이킹 테라퓨틱스(52억달러), 스트럭처 테라퓨틱스(18억달러), 알티뮨(6억4200만달러)은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에 크게 밀리는 중소형 기업으로, 이 회사들은 현재까지 승인된 GLP-1 품목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2030년까지 GLP-1 수용체 작용제 매출 기준 상위 10대 회사에 포함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바이킹 테라퓨틱스는 경구용 GLP-1/GIP(위 억제 펩타이드) 수용체 이중작용제 후보물질 'VK-2735'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킹이 임상 2상을 거쳐 3상까지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2028년 중 출시될 전망이다. 몰리 애널리스트는 이 후보물질이 상용화된다면 2030년에 약 20억달러(한화 약 2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알티뮨의 '펨비두타이드'는 비만뿐만 아니라 대사이상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도 연구되고 있으며, 2027년 출시 후 2030년 기준 12억1000만달러(한화 약 1조76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스트럭처 테라퓨틱스의 비만·2형 당뇨병 신약 후보물질 'GSBR-1290'은 VK-2735와 마찬가지로 경구 제형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2028년 출시 후 2030년 기준 12억달러(한화 약 1조74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몰리 애널리스트는 "대형 제약사들이 GLP-1 제제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은 203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흥 바이오기업이 이 분야에 진출하면서 시장의 추가 성장 가능성이 보였다"며 "이 예측이 맞다면, 이 3개 신흥 기업은 향후 세계 무대로 진출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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