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화이자, 비만약 개발 재도전 "먹는 약 만들 것"
정준엽 기자
입력 2025/01/16 21:15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화이자 알버트 불라 CEO(최고경영자)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비만 치료제 개발에 올인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더 많이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라 CEO는 "하반기에 자사 경구용 비만 치료제인 '다누글리프론' 관련 후기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누글리프론은 주사 치료제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나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와 달리 먹는 비만약 후보물질로, 화이자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제제를 소분자 화합물로 개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이자는 다누글리프론을 1일 2회 제형으로 개발하고 있었으나, 지난 2023년 12월 연구·개발을 한 차례 중단한 바 있다. 임상 2b상 시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음에도, 메스꺼움·구토·설사를 비롯한 부작용이 자주 발생해서다. 이에 다수의 참가자들이 투약을 포기했고, 화이자는 임상 3상 단계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후 화이자는 작년 7월 다누글리프론의 개발 경로를 바꿔 1일 1회 제형의 새로운 비만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불라 CEO는 "당사가 정해진 계획에 맞출 수 있다면, 일라이 릴리에 이어 두 번째로 먹는 비만 치료제를 시장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사 치료제에 대해서는 위고비·젭바운드 등 이미 시장을 양분한 치료제들로 인해 개발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불라 CEO는 "주사형 GLP-1 약물 후보물질을 인수하는 것은 당사에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먹는 비만 치료제의 첫 번째 예상 주자로 지목된 일라이 릴리도 이날 경구용 비만 치료제에 대한 개발 계획을 공유했다. 먼저 경구용 젭바운드의 경우, 임상 3상 시험 결과가 오는 2분기 중 공개될 예정이다. 일라이 릴리 데이비드 릭스 CEO는 "경구용 젭바운드를 평가하는 임상 3상 시험 결과가 성공적이면 몇 주 안에 허가 신청을 진행해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구용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인 '오포글리프론'에 대해서는 올해 임상 3상 시험을 마무리한 후 내년 승인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