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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스마트폰을 보면서 밥을 먹는 등 이른바 '산만한 식사'가 체중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라드 라인데대 연구팀은 18~28세 성인 46명을 대상으로 산만한 식사와 체중 증가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인지 과제의 난이도에 따른 맛 감지 능력을 비교·분석했다.

연구 결과,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며 레모네이드를 마신 그룹은 쉬운 과제를 수행한 그룹보다 50% 더 많은 당을 섭취하고도 단맛을 덜 느꼈다. 다른 그룹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에서도 같은 당도의 설탕물을 마셨지만, 쉬운 과제를 수행할 때보다 어려운 과제를 수행할 때 단맛을 덜 느낀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어려운 과제를 수행할 때 인간의 뇌 영역 중 미각 처리를 담당하는 섬엽과 고차원적 인지에 활성화되는 전전두엽 피질의 활동이 감소했다. 이외에도 주의 산만한 식사가 단맛뿐만 아니라 쓴맛, 신맛, 짠맛 등 모든 맛의 감지 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식사를 하면 뇌에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GLP-1과 렙틴 등이 분비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의가 산만해질 경우 포만감이라는 호르몬의 신호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해 맛을 덜 느끼고 과식이 유발돼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 저자 로테 반 딜런 교수는 “현대인들은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이는 건강한 식습관에는 좋지 않다"며 “더 많이 먹는데도 식사를 즐기지 못하는 건 비극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한편, 식사를 할 때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 기기를 끄거나 치우고, 식사 자체의 즐거움에 온전히 집중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또 의식적으로 식사 속도를 늦추고 음식의 맛과 향, 식감 등을 충분히 음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Psychology & Behavior’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