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80)
주사만 계속 맞지 말아야
환자마다 맞춤 치료 필요
족부전문의로서 새해에도 역시 발 이야기를 아니할 수 없다. 발 건강이 악화되면 무릎, 허리 같은 다른 관절에도 부담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신체 균형이 무너지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더욱이 걷거나 달리는 것처럼 발을 많이 쓰는 운동이 불가능해지면 체중 관리가 어려워지고,근력이 떨어지며, 성인병을 비롯한 2차 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때문에 발 건강을 지키는 일은 우리 몸 전체의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새해에는 그동안 미뤄두었던 발 상태를 점검해보자. 진료실에서 보면, 발 건강을 돌보지 않아 문제가 악화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발에는 생각보다 많은 구조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어느 한 부위가 망가질 경우 그 여파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간과되는 발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엄지발가락이 휘는 무지외반증이다. 단순히 엄지발가락 부위만 아픈 병이 아니라, 발등이나 발바닥 전체 그리고 발목까지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질환이다. 변형이 심해지면 신발을 신기가 어려워지고,그 고통 때문에 걸음걸이가 뒤틀리면서 무릎이나 허리에 부담을 준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크게 교정절골술과 최소침습술 두 가지로 나뉜다. 교정절골술은 휘어진 엄지발가락 뼈를 원래 각도로 회전·정렬한 뒤 핀이나 나사로 고정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행된다. 재발이나 합병증 비율이 낮은 반면, 수술 과정에서 약간의 피부 절개가 동반되어 흉터에 민감한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고정에는 나사가 활용되지만, 본원에서는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1∼2㎜가량의 가는 핀으로도 고정하고 있다.
최소침습술은 미세한 구멍을 통해 뼈를 절골한 뒤 돌출 부위를 안쪽으로 밀어 넣어 고정하고 자연적인 뼈 리모델링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흉터는 작지만 재발 및 합병증의 비율이 약간은 높을 수 있다. 각 수술법 모두 장단점이 존재하는 만큼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밖에도 족저근막염, 지간신경종, 소건막류, 아킬레스건염, 발목관절염 같은 다양한 족부 질환이 우리의 발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이런 상병들 역시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어떤 환자들은 수술을 무조건 '과잉 진료'라 오해하며 주사 치료나 체외충격파치료에 매진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치료법이 염증이나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반복적이고 장기적으로 시행하는 경우 예후가 좋지 않을 때가 많다. 발바닥이 아픈 환자들,발목인대 및 연골 손상 그리고 관절염 같은 질환을 앓는 환자에 대해 주사나 충격파 치료만을 계속 하는 것은 질환을 더 악화시키거나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또한 족부질환 주사 치료와 관련하여 안전한 주사는 항생제, 엉덩이 진통제, 연골주사 등이며 인대 강화나 DNA, 스테로이드 주사 등은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족부 비수술의 핵심은 충격파나 주사가 아니며 스트레칭 및 근력 강화 등의 재활이다.
반대로 수술이 불필요한 상태인데도 빠른 증상 완화를 기대하며 무리해서 수술을 진행하는 것 역시 지양해야 한다.
결국 경험 많은 족부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나에게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2025년 을사년 푸른뱀의 해에는, 독자 여러분 모두가 발 건강을 튼튼히 지켜내 활기차게 도약하시길 바란다.
(*이 칼럼은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