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고령운전자 교통사고에서 흔한 '편타성 손상 후유증' 치료법은?

보라매자생한방병원 박원상 병원장

[아프지말자! 시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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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자생한방병원 박원상 병원장/보라매자생한방병원 제공
지난달 말 70대 운전자가 서울 양천구 목동깨비시장에 차량을 돌진시켜, 13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가 있었다. 비슷한 시기, 무안국제공항 참사로 해당 사고가 수면 위로 크게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결코 경중이 낮지 않은 사고였다.

해당 운전자는 치매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문가들은 고령운전자 사고 대부분 신체 노화에 따른 시력과 순발력, 반응 속도 등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실제 지난달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고령운전자 비중도 매년 비례해 증가,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지난 2019년 3만3239건에서 2023년 3만9614건으로 약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고령운전자가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에서 20%로 늘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점은 사고 발생에 따른 인명 피해 역시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최근 5년 동안 고령운전자 교통사고에 따른 평균 사망자 수는 3786명으로, 매년 약 736명이 숨지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 속 지자체들이 앞다퉈 고령자 대상 운전면허증 반납 제도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지난해 지자체별 평균 고령층 면허증 반납률은 2%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운전을 생계로 하는 고령자도 다수 존재해 무조건적인 면허증 반납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운전시 고령층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히 시니어들의 경우 사고 시 골밀도나 근육량이 적은 탓에 일반 운전자들보다 피해가 더 클 수 밖에 없고, 근골격계 통증은 물론 다양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교통사고 후유증으로는 ‘편타성 손상 후유증(Whiplash-Associated Disorder, WAD)’이 있다. 해당 후유증은 목에 갑작스런 충격이 가해지고, 목이 채찍(Whiplash)처럼 앞뒤로 강하게 흔들린 탓에 디스크나 관절 및 인대, 힘줄 등 연부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편타성 손상은 머리와 목 통증의 주 요인이 되며, 증상을 방치하면 어지럼증, 두통, 이명 등 다양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뇌로 이어지는 척수신경이 손상돼 팔 다리가 저리거나 마비에 까지 이를 수 있다.

다행히 편타성 손상 후유증은 대부분 비수술 치료법으로 호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 침·약침 등이 포함된 한의통합치료로 교통사고 후유증을 치료한다. 실제 편타성 손상에 대한 한의통합치료의 유효성은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한 연구 결과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연구팀은 교통사고를 겪은 지 일주일이 안 된 환자 중 입원 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증 이상의 편타성 손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의통합치료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치료 전 통증 숫자평가척도(NRS; 0~10)가 평균 5.44였던 환자들이 치료 후 퇴원 시 3.65로, 퇴원 후 90일 경과 시점에는 1.36까지 그 수치가 떨어졌다.

교통사고 후유증은 CT나 MRI 검진에서 이상이 감지되지 않거나, 일정 기간 환자에게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감지되지 않다가도 뒤늦게 발현될 수 있어, 현재 증상이 약하더라도 빠른 치료를 통해 회복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신체 노화가 가속화되는 고령운전자들에게 편타성 손상은 더욱 간과해선 안 될 후유증이다.

(*이 칼럼은 보라매자생한방병원 박원상 병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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