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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간 먹었던 피임약을 끊자 여자를 좋아하게 된 에이미 파커의 모습/사진=데일리 메일
15세부터 13년 동안 먹던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자 성적 취향이 변했다고 주장한 호주 20대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0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호주 여성 에이미 파커(28)는 7년 전, 남자친구와 연애를 끝냈고 지난 2월 13년간 먹었던 피임약을 끊었다. 이후 남자친구를 사귀어 볼까라는 생각에 지난 5월 에이미는 데이트 앱을 통해 새로운 남자와 데이트했다. 하지만 더 이상 남자에 대한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여성과 데이트를 했는데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성적인 끌림을 느꼈다. 에이미는 “전에 여자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며 “처음에 왜 이런 감정이 느껴지는지 혼란스러웠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13년 동안 복용했던 피임약으로 인해 나의 성적 취향이 드러나지 않은 것 같다”라며 “다시는 남자를 사랑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현재 그는 보니라는 여성과 4개월째 교제 중이다.


피임약은 여성의 몸 안에서 임신이 가능하게 하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에 영향을 미쳐 임신을 막는 약이다. 프로게스테론은 여성 생리 주기 후반의 황체 또는 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태아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자궁을 준비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피임약을 먹으면 외부에서 투여한 ‘프로게스틴(합성 프로게스테론)’이 프로게스테론 분비를 억제해 배란이 되지 않는다. 프로게스틴은 자궁 경부의 점액을 진하게 만들어 정자 이동을 방해한다. 몇몇 연구는 피임약 속 프로게스틴이 여성들의 성적 취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영국 스털링대 연구에 따르면, 피임약을 복용해 프로게스틴 수치가 높은 여성은 남성적인 특징이 덜한 이미지의 남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또한 지난 2011년 국제학술지 ‘영국 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피임약 복용 중 남자친구를 만난 여성들은 연애를 시작한 후 피임약 복용을 시작한 여성들에 비해 남자친구에 대한 성적 만족도와 끌림 정도를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에이미와 비슷한 사례도 존재한다. 지난해 5월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40대 여성 메레디스 엘리엇은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다. 그는 32세에 남성과 결혼까지 했다. 엘리엇은 아이를 갖기 위해 36세에 피임약을 끊었는데, 그로부터 2주 후부터 갑자기 여성을 좋아하게 됐다. 이후 남편과는 이혼했고 현재 여성과 교제 중이다.

한편 피임약은 약국이나 병원 처방 등을 통해 복용할 수 있다. 성관계 후 12~72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한다. 피임약 부작용으로는 위장관 장애, 월경과다, 출혈, 피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임신부는 유산의 위험이 있어 피임약을 절대로 복용해선 안 된다. 피임약을 자주 복용할수록 효과가 떨어져 피임률이 낮아질 수 있다. 또한 복용 2주 후 월경이 없다면, 소변 임신 반응 검사로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