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혈액제제 최초 美 FDA 허가… 녹십자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전종보 기자
입력 2024/12/20 18:57
[이게뭐약] GC녹십자 선천성 면역결핍증 치료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인간은 ‘면역’이라는 1차 방어막을 갖고 태어난다. 타고나기를 방어막이 견고한 사람은 평소 감기 한 번 쉽게 걸리지 않는 반면, 방어막이 약한 이들은 온갖 질환에 취약하다. 흔히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을 ‘면역력이 약하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정도가 심해 패혈증, 골수염, 뇌막염, 간농양, 뇌농양 등의 감염질환이 계속 발생·반복될 경우 ‘면역결핍증’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면역결핍증은 면역 체계를 구성하는 일부 세포가 결손되거나 제기능을 못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태어날 때부터 이 같은 문제가 있을 땐 ‘선천성(1차성) 면역결핍증’으로 분류한다. 선천성 면역결핍증 환자는 면역 체계를 개선해 감염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사용하는 약이 ‘면역글로불린 제제’다.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특정 항체를 가진 사람의 혈장에서 면역 작용을 하는 단백질을 골라내 만든 의약품이다. 대표적인 국내 약으로는 GC녹십자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이 있다. 이 약은 지난해 국산 혈액제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약(현지 제품명 ‘알리글로’)이기도 하다. 선천성 면역결핍증은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외에 별다른 치료 대안이 없는 데다 제제 특성상 신규 개발·생산 또한 쉽지 않다보니, 국내외에서 환자들의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감마글로불린부터 아이비글로불린까지…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
녹십자가 처음 혈액제제를 만들기 시작한 건 50여년 전이다. 1971년 국내 최초로 혈액제제 공장을 준공했으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알부민’, ‘플라즈마네이트’ 등의 필수 의약품을 자체 생산했다. 같은 해 첫 면역글로불린 제제 ‘감마글로불린’의 품목 허가도 획득했다. 감마글로불린은 환자의 면역을 일시적으로 상승시켜 감염성 질환을 예방·치료하는 약으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시초가 된 약이기도 하다.
근육 주사제였던 감마글로불린은 중증질환자 투여나 신속 투여에 한계가 있었다. 녹십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착수했고, 1979년 면역글로불린 정맥 주사제 ‘베노블린’을 내놨다. 이후로도 독일적십자 산하 연구소에 연구원을 파견하는 등 제조공정과 수율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이어갔고, 베노블린 허가 후 2년 만에 ‘아이비글로불린(IVIG)’을 개발해 품목 허가를 취득했다. 아이비글로불린은 기존 제품 대비 중증 감염증이나 면역 질환 치료에서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
녹십자는 아이비글로불린 개발 후에도 계속해서 수율, 안전성, 제형 등을 개선한 신제품을 개발·출시했다. 1996년 액상형 정맥 주입 면역글로불린 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IVIG-S)’를 개발했고, 2010년에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보다 수율이 높으면서 5%, 10%, 20% 등 농도 또한 조절 할 수 있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을 만들어냈다. 현재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으로 완전 전환해 ▲저·무감마글로불린혈증 ▲중증감염증에 항생물질 병용 ▲특발혈소판감소자색반병 ▲길랑바레증후군 ▲가와사키병 등에 사용 중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FDA 허가 획득
녹십자는 2000년대 들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주요 타깃은 미국이었다. 당시 미국 면역글로불린 제제 시장은 큰 규모에 비해 경쟁사들이 적었기 때문이다. 품질 측면에서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야심차게 나섰으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1년 FDA로부터 면역글로불린에스엔 5%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은 후 그해 6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 감염 예방 효능이 좋을 뿐 아니라 안전성·내약성도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능성을 확인한 녹십자는 2015년 FDA에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5% 제품 허가를 신청했다. 이듬해 6월부터 2주간 품목허가 전 실사도 진행했다. 그러나 FDA는 심사 끝에 제조공정 자료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이후 보완 자료를 제출했으나, 2017년 9월 한 번 더 추가 보완 자료 공문을 받으면서 허가가 계속 지연됐다.
녹십자는 이 과정에서 기존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5% 제품이 아닌 10% 제품을 미국 시장에 먼저 내놓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2020년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10% 북미 임상 3상을 마무리했으며, 2021년 FDA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당시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실사를 진행했으나, 현장 실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또 다시 심사가 연기되기도 했다. 결국 녹십자는 2023년 4월 오창공장 실사 후 FDA와 협의를 거쳐 같은 해 7월 허가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5개월 뒤인 2023년 12월 FDA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면역결핍증은 면역 체계를 구성하는 일부 세포가 결손되거나 제기능을 못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태어날 때부터 이 같은 문제가 있을 땐 ‘선천성(1차성) 면역결핍증’으로 분류한다. 선천성 면역결핍증 환자는 면역 체계를 개선해 감염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사용하는 약이 ‘면역글로불린 제제’다.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특정 항체를 가진 사람의 혈장에서 면역 작용을 하는 단백질을 골라내 만든 의약품이다. 대표적인 국내 약으로는 GC녹십자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이 있다. 이 약은 지난해 국산 혈액제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약(현지 제품명 ‘알리글로’)이기도 하다. 선천성 면역결핍증은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외에 별다른 치료 대안이 없는 데다 제제 특성상 신규 개발·생산 또한 쉽지 않다보니, 국내외에서 환자들의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감마글로불린부터 아이비글로불린까지…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
녹십자가 처음 혈액제제를 만들기 시작한 건 50여년 전이다. 1971년 국내 최초로 혈액제제 공장을 준공했으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알부민’, ‘플라즈마네이트’ 등의 필수 의약품을 자체 생산했다. 같은 해 첫 면역글로불린 제제 ‘감마글로불린’의 품목 허가도 획득했다. 감마글로불린은 환자의 면역을 일시적으로 상승시켜 감염성 질환을 예방·치료하는 약으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시초가 된 약이기도 하다.
근육 주사제였던 감마글로불린은 중증질환자 투여나 신속 투여에 한계가 있었다. 녹십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착수했고, 1979년 면역글로불린 정맥 주사제 ‘베노블린’을 내놨다. 이후로도 독일적십자 산하 연구소에 연구원을 파견하는 등 제조공정과 수율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이어갔고, 베노블린 허가 후 2년 만에 ‘아이비글로불린(IVIG)’을 개발해 품목 허가를 취득했다. 아이비글로불린은 기존 제품 대비 중증 감염증이나 면역 질환 치료에서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
녹십자는 아이비글로불린 개발 후에도 계속해서 수율, 안전성, 제형 등을 개선한 신제품을 개발·출시했다. 1996년 액상형 정맥 주입 면역글로불린 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IVIG-S)’를 개발했고, 2010년에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보다 수율이 높으면서 5%, 10%, 20% 등 농도 또한 조절 할 수 있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을 만들어냈다. 현재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으로 완전 전환해 ▲저·무감마글로불린혈증 ▲중증감염증에 항생물질 병용 ▲특발혈소판감소자색반병 ▲길랑바레증후군 ▲가와사키병 등에 사용 중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FDA 허가 획득
녹십자는 2000년대 들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주요 타깃은 미국이었다. 당시 미국 면역글로불린 제제 시장은 큰 규모에 비해 경쟁사들이 적었기 때문이다. 품질 측면에서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야심차게 나섰으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1년 FDA로부터 면역글로불린에스엔 5%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은 후 그해 6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 감염 예방 효능이 좋을 뿐 아니라 안전성·내약성도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능성을 확인한 녹십자는 2015년 FDA에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5% 제품 허가를 신청했다. 이듬해 6월부터 2주간 품목허가 전 실사도 진행했다. 그러나 FDA는 심사 끝에 제조공정 자료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이후 보완 자료를 제출했으나, 2017년 9월 한 번 더 추가 보완 자료 공문을 받으면서 허가가 계속 지연됐다.
녹십자는 이 과정에서 기존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5% 제품이 아닌 10% 제품을 미국 시장에 먼저 내놓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2020년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10% 북미 임상 3상을 마무리했으며, 2021년 FDA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당시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실사를 진행했으나, 현장 실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또 다시 심사가 연기되기도 했다. 결국 녹십자는 2023년 4월 오창공장 실사 후 FDA와 협의를 거쳐 같은 해 7월 허가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5개월 뒤인 2023년 12월 FDA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알리글로’ 내년 매출 1500억 전망… 연령 확대 임상 진행 中
현재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은 ‘알리글로’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처방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보험사 처방집에 등재됐으며, 보험사,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전문약국, 유통사에 이르는 수직통합채널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미국 현지 혈액원을 인수하며 안정적인 원료 공급처 또한 확보한 상태다.
녹십자는 내년 알리글로 미국 매출이 약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매년 5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3분기 녹십자 혈액제제 매출은 15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는데, 알리글로 미국 매출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녹십자 매출 내 혈액제제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지난해 3분기 약 30%에서 올해 40%대까지 늘었다.
시장 안착 후 사용 연령 확대와 제형 개발 또한 염두에 두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현재는 17세 미만 소아청소년 대상으로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2027년까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은 ‘알리글로’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처방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보험사 처방집에 등재됐으며, 보험사,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전문약국, 유통사에 이르는 수직통합채널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미국 현지 혈액원을 인수하며 안정적인 원료 공급처 또한 확보한 상태다.
녹십자는 내년 알리글로 미국 매출이 약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매년 5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3분기 녹십자 혈액제제 매출은 15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는데, 알리글로 미국 매출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녹십자 매출 내 혈액제제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지난해 3분기 약 30%에서 올해 40%대까지 늘었다.
시장 안착 후 사용 연령 확대와 제형 개발 또한 염두에 두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현재는 17세 미만 소아청소년 대상으로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2027년까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