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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가 19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펄스장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 세브란스병원 제공
세브란스병원은 19일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가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펄스장 절제술(Pulsed field ablation, PFA)’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시술을 받은 환자는 53세 남성으로, 2003년 초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뒤 약물치료를 받았으나 두근거림, 답답함 등 지속적인 부정맥 증상을 보여 시술 치료가 필요했다. 시술은 별다른 부작용 없이 한 시간도 안 돼 끝났으며, 해당 시술 후 4명의 다른 심방세동 환자 또한 펄스장 절제술을 받았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구조적인 문제 등으로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부정맥으로,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지럽고 숨이 차는 증상을 보인다. 혈액의 흐름이 불규칙해 혈전이 생기면 뇌졸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유병률은 2015년 기준 전체 인구의 1.5%로, 2006년 0.7%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약 10% 발생하는데, 인구 고령화에 따라 2030년에는 3.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심방세동 치료법에는 약물치료와 전극도자절제술, 수술 등이 있다. 전극도자절제술의 경우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과 냉각절제술로 구분된다. 고주파 전극도자절세술은 고주파로 열을 가해 심방세동 발생 조직을 절제하고, 냉각풍선절제술은 냉동 열에너지로 조직을 절제한다. 다만 두 방법 모두 식도나 횡경막 신경 등 심근조직 이외의 주변 조직에 열에너지가 전달되면 조직이 손상될 수 있다. 시술 시간도 2시간이 넘어 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와 달리 펄스장 절제술은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시술 시간을 대폭 줄였다. 올해 초 FDA 허가를 받고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적극 사용하고 있다. 이미 12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시술이 이뤄진 만큼 안전성도 인정받았다.

펄스장 절제술은 열에너지가 아닌 펄스장 에너지를 이용한다. 심장에 미세한 천공을 만들어 주변 조직을 보존하면서 목표인 심근세포만 사멸시킬 수 있다. 심장의 각 조직은 서로 다른 전기장 강도를 가지는데, 펄스장 에너지는 특정 전기장 강도로 목표한 조직만 제거한다. 이를 통해 시술시간을 기존 방법 대비 20~40% 이상 단축할 수 있고, 식도나 횡경막 신경 손상 등 부작용도 적다.

정보영 교수는 “펄스장 절제술은 심방세동 치료에서 세계적으로 안전성이나 효과가 확인된 첨단기술”이라며 “우리나라에 도입돼 환자들이 더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