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한미약품 주총 표 대결, 모녀 측 승리로 일단락… 박재현 대표 체제 유지
전종보 기자
입력 2024/12/19 16:32
한미약품은 19일 오전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번째 안건인 박준석·장영길 사내이사 선임 또한 자동으로 부결됐다.
이사 해임은 특별결의안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1021만9107주(출석률 80.59%) 중 한미사이언스 보유 지분을 제외한 대부분(96.34%)이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날 표결에 따라 한미약품 이사회 구도를 기존 4(형제 측)대 6(4인 연합)에서 6대 4로 개편하려던 형제 측 계획은 무산됐다. 앞서 형제 측은 4인 연합 측 인사인 박 대표와 신 회장을 해임하고 형제 측 인사로 분류되는 이사 2명을 이사회에 진입시켜 경영권을 확보하려 했다.
임종훈 대표는 주총 직후 입장문을 통해 표결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주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한미약품을 포함해 그룹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는 의견과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며 “지주사 대표로서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으나 그룹 전체가 최선의 경영을 펼치고, 올바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사이언스 측은 “해임요건에 해당하는 여러 사실과 상황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구체화될 것이다.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면 주주들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추가 분쟁에 대한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4자연합 측은 이번 표결 결과에 따라 이사회에서 박재현 대표를 중심으로 우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박 대표는 이날 임시주총 후 간담회에서 “이번 임시주총 결과를 통해 소모적 다툼보다는 회사 발전을 위한 방향성을 고민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을 빨리 종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경영 방침에 대해서는 “독립경영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한미사이언스와의 위탁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며, 독립경영이 완전한 분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