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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 임원진들이 미션 선포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헬스조선DB
14일,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2024 인지중재치료학회 추계학술대회’가 개최됐다. 본 학술대회는 ‘인지 노화 및 디지털 치료법의 발전: 성공적인 노화를 위한 과학과 기술의 가교’를 주제로 건강한 노화를 위한 방법과 치매의 예방 가능한 위험인자들에 대해 논의했다.

인지중재치료는 치매 등 뇌질환에서 나타나는 신경인지장애를 예방 및 개선하기 위해 시행되는 모든 비약물 치료를 일컫는다. 특정 생화학적 경로를 표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약물 치료와 달리 ▲해마 ▲전두엽 ▲측두엽 등 다양한 뇌 영역을 활성화시켜 전반적인 뇌 건강을 개선하고 인지 예비능(손상에 대비해 뇌 기능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능력)을 강화해 뇌질환으로의 진행을 늦춘다. 질환 진단 전 예방적으로 시행할 수 있으며 식욕 저하, 구토 등 약물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 이강준 이사장(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는 노화 및 이를 늦추는 습관, 주관적 인지장애 및 조절 가능한 치매 위험요인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면서 성공적인 노화를 위한 연구 근거와 방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해 여러 연자들의 강의가 이어졌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과 마인드셋’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항노화가 아닌 저속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해 노화를 늦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희원 교수는 “몸 노화를 느리게 만드는 생활습관은 근본적으로 뇌 노화를 방지하는 방법과 같다”며 저속노화 및 뇌 건강을 위한 세 가지 생활습관을 꼽았다. 먼저, 저속노화 식사법을 실천해 정상적인 대사 과정을 유지해야 한다. ▲통 곡물 ▲콩 ▲견과류 ▲채소·과일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고 ▲튀김 ▲단순당 ▲정제곡물 ▲적색육 ▲유제품 등은 최소화하면 된다. 이는 혈당 상승을 더디게 만들어 대부분의 포도당이 지방이 아닌 근육 조직에서 소모되게 한다. 이외에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뇌 기능 개선을 위해 ▲인지활동 ▲신체활동 ▲사회활동을 실천하는 게 좋다.

(전)도쿄건강장수의료센터 김헌경 연구부장은 일본의 초고령사회 준비를 위한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토대로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강의했다. 일본은 근감소증을 비롯해 노쇠 예방에 근간을 두며 연구소를 설립하고 노년 증후군 대책을 확립하는 등의 준비가 되어있다. 단, 운동·영양·사회활동을 비롯한 인지기능 저하 예방 활동 참여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는 향후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주관적 인지 저하(SCD)’를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주관적 인지 저하는 소위 치매 전 단계로 여기는 경도인지장애의 전 단계를 말한다. 신경인지검사상 인지 기능에 문제가 없다고 나오지만 환자 스스로 혹은 주변 사람들이 인지기능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경우를 말한다. 추후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은 ▲60세 이상 고령 ▲기억력 저하에 대한 걱정이 많음 ▲5년 사이 급격한 인지기능 저하 ▲주변인에 의한 인지 기능 저하 확인 등이다. 양동원 교수는 “주관적 인지 저하 상태를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개입한다면 인지 기능 저하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등 흡연, 교육, 당뇨병, 우울증 등 조절 가능한 위험인자들을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왕성민 교수는 조절 가능한 치매 위험인자 중 하나로 사회적 고립을 꼽았다. 왕성민 교수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다른 개념”이라며 “사회적 고립은 이론상으로 측정 가능한 객관적인 개념이며 외로움은 주관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고립을 느끼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기억과 관련 있는 뇌 면적이 감소하는 등 뇌 질적 기능이 저하된다. 신앙 활동, 독서모임 등 사회활동에 단순 참여하는 것을 넘어 각 활동의 구성원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등 적극적인 교류를 해야 사회적 고립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본 학술대회에서는 학회 미션 선포식도 진행됐다. 인지중재치료학회는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로 명칭을 개정했으며 정신과·신경과 전문의뿐 아니라 다른 영역 전문의도 활동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선포식에서 발표한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 미션 , 비전, 가치는 ▲인지중재치료를 통한 뇌 건강 증진 ▲인지중재치료 체계화 및 치료 접근성 강화 ▲전문성, 협력을 통한 혁신, 사회 기여다.

이강준 이사장은 “학회는 인지중재치료가 다양한 인지기능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여러 연구를 지원하며 치료 외에 생활습관 위험인자 관리 및 치료 급여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