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藥]

중증 폐렴구균 감염은 쉽게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폐렴구균은 영유아에서 균혈증, 수막염, 폐렴, 중이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으로, 90여 가지의 혈청형이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폐렴구균으로 인한 수막염 환자 수는 24명이다. 수막염의 경우 치사율이 10% 내외이며, 생존하더라도 약 20∼30%가 감각 신경 난청이 생기고, 이외에도 ▲실명 ▲지적 장애 ▲뇌전증 ▲마비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소아의 폐렴구균 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단백접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예방접종지침을 통해 시중의 여러 폐렴구균 백신이 각각 포함하고 있는 혈청형 범위와 국내에서 주로 발견되는 침습성 폐렴구균의 혈청형 분포 역학을 고려해 백신을 선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 접종할 수 있는 대표적인 단백접합백신으로는 화이자의 13가 백신 '프리베나13'과 MSD의 15가 백신 '박스뉴반스'가 있다. 여기에 지난 10월 31일에는 화이자의 20가 백신 '프리베나20'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으면서, 내년부터는 선택지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화이자는 내년 상반기 프리베나20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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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베나20.
◇13가 백신과 면역원성 유사… 안전성도 비슷

프리베나20의 소아 대상 안전성·내약성·면역원성은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됐다. 연구진이 건강한 영아 2000여명을 대상으로 생후 2·4·6개월과 12~15개월에 걸쳐 프리베나20 또는 프리베나13을 총 4회 접종한 결과, 프리베나20은 프리베나13과 일치하는 13개 혈청형에서 비열등성(새로운 약·백신의 효능·안전성이 기존 제품보다 열등하지 않은 것)을 보였다. 또한 혈청형 3을 제외한 추가 7가지 혈청형에 대한 면역원성도 입증됐다.


프리베나20의 전반적인 안전성은 프리베나13의 안전성 결과와 유사했다. 두 백신을 접종한 영아들은 비슷한 비율로 ▲주사 부위 통증 ▲자극과민성 반응 ▲졸음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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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베나20은 현재 국내 허가된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중 혈정형 예방 범위가 가장 넓다. /그래픽=김경아
◇10A 혈청형 포함한 유일 백신… "질병 부담 감소 예상"

프리베나20이 보유하고 있는 혈청형은 1, 3, 4, 5, 6A, 6B, 7F, 8, 9V, 10A, 11A, 12F, 14, 15B, 18C, 19A, 19F, 22F, 23F, 33F으로 총 20가지다. 접종 가능 대상은 생후 6주∼18세 미만 소아·청소년, 18세 이상 성인이다.


프리베나20은 국내 허가된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중 유일하게 ▲8 ▲10A ▲11A ▲12F ▲15B 혈청형을 포함하는 등 가장 넓은 혈청형 예방 범위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18년∼2021년 7월 중 국내 소아·청소년에게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일으킨 67가지의 혈청형 중 54%를 포함한다는 의의가 있다. 또한 국내 18세 이하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서 가장 빈번히 확인된 혈청형은 10A로, 이는 시중의 폐렴구균 백신 중 프리베나20만이 보유하고 있다. 연구 기간 동안 폐렴구균 67균주 중 10A는 약 30%(20례)를 차지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감염분과 윤기욱 교수는 "국내 소아에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일으키는 혈청형의 88%는 기존의 폐렴구균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이라며 "프리베나20의 허가를 통해 소아에게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10A·15B를 포함해 약 54%가량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효과적인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충분한 접종률 달성이 필수"라며"이를 위해 신속한 국가예방접종(NIP) 도입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