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두피 벗겨지고, 균 감염까지"… 스스로 머리 뽑아 뒤통수 궤양, 대체 왜?

이해나 기자 | 박수빈 인턴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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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모벽으로 인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과도하게 뽑아 두피에 감염이 발생한 남성의 모습./사진=큐레우스
정신질환의 일종인 발모벽으로 인해 자기의 머리카락을 과도하게 뽑아 두피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한 40대 남성 사례가 보고됐다.

아테네 국립 카포디스트리안대학교 의료진은 43세 남성 A씨가 두피 뒷편의 피부가 넓게 벗겨지고 궤양이 발생한 채로 병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A씨는 전년 초에 두피에 작은 상처를 입었고,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며 발생한 증상이라 설명했다. A씨는 항생제 크림 등으로 국소 치료를 받았지만 낫지 않았다. 병원을 찾기 전 3일간은 열이 나기도 했다. 병원 검사 결과, 두피 손상 부위에 감염이 발생한 상태여서 각종 항생제 등으로 치료를 실시했다. 3일 후 열이 내렸지만 A씨는 여전히 병변 부위를 만지고 손상시키고 싶은 충동을 보였다. 불안, 불면증 증세도 있었다. 이로 인해 머리에 붕대를 감고 정신과 평가를 받았다. 평가 결과, 중증도 우울증 상태였다. 의료진은 불안, 공황 치료에 쓰이는 알프라졸람 등의 약을 처방했다. A씨는 처방 약을 복용하자 상처를 뜯고 싶은 충동이 감소하고, 수면의 질이 향상되고, 정서적으로 차분해지는 변화가 생겼다.


발모벽은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이며 일종의 강박에 의해 발생한다고 본다. 환자가 자신의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머리카락 뽑기에만 몰두하는 반복적 행동을 보인다. 평생 유병률은 1.4~3.1% 정도다. 일부 환자는 머리카락을 뽑은 후 나중에 관찰하기 위해 보관하거나 입으로 씹고 버리거나 삼키기도 한다. 습관을 고치는 행동치료, 항우울제 성분 등을 쓰는 약물 치료 등으로 개선 가능하다. A씨를 치료한 아테네 국립 카포디스트리안대 의료진은 "발모벽은 아직도 원인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질환"이라며 "대부분의 환자가 피부과를 먼저 방문하지만 정신질환이기 때문에 의료진의 입장에서도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사례는 '큐레우스'에 지난 11월 10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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