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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척추압박골절, 골시멘트 주입하는 척추체성형술 꼭 해야 할까?

강서K병원 척추센터 김문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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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K병원 척추센터 김문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최근 근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117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쌓였다. 11월 관측 사상 가장 많은 적설량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내리는 눈을 보며 즐거워했지만 의사로서 눈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순식간에 빙판길이 되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위험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폭설 후 추위가 이어지면서 얼어붙은 빙판길로 인해 길을 걷다 넘어지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근육량이 적고 뼈가 약한 고령층은 보행 중 가볍게 넘어지기만 해도 대표적인 척추 질환인 척추압박골절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겨울이 되면서 우리 병원에도 척추압박골절로 인한 등 혹은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늘었다.

척추압박골절은 척추체의 위, 아래 중 한 면이 깨지거나 주저앉은 상태로 뒤쪽 신경관 쪽으로의 침범은 없는 것을 말한다. 오늘은 뒤쪽 신경관까지 골절의 침입이 있어 추가적인 처치가 필요한 상태를 제외하고 단순 압박골절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압박골절은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골다공증이 없더라도 외상으로 인해 누구나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킥보드나 자전거 사고와 같은 외상 이후 흉추부(등뼈)나 요추부(허리뼈)에 심한 통증이 지속해서 이어진다면 반드시 근처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통해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척추압박골절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주로 X-ray와 MRI 검사를 시행한다. 압박골절이 의심돼 병원을 찾는다면 가장 먼저 X-ray를 통해 척추뼈의 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X-ray 검사로 골절 여부는 알 수는 있지만, 이번에 발생한 외상으로 생긴 골절인지 이전에 발생한 골절인지에 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 다만 골절 이전 X-ray가 있는 경우라면 양쪽 사진을 비교해 골절이 발생한 시기를 대략 확인할 수는 있다.

골절이 단순 골절인지 신경관까지 손상이 있는지 등 더욱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MRI 검사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골절은 X-ray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척추압박골절 시 MRI 검사를 하는 이유는 급성의 유무를 확실하게 알기 위함이다. MRI 검사 방법에 따라 급성 골절의 경우 주변 부위와 색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상태 확인이 가능하다.

척추압박골절에서 급성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은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순 압박골절의 경우 뒤쪽 신경관 쪽으로의 침범이 없어 시멘트 주입을 통한 경피적 척추체 성형술이 가능하다. 경피적 척추체 성형술은 부서진 척추뼈에 의료용 골 시멘트를 주입하여 굳히는 시술로 환자의 통증을 줄여주고 부러진 뼈의 안정성을 보강해 준다.


압박골절 발생 시 경피적 척추체 성형술이 필수는 아니다. 약 2~4주 완전한 침상 안정을 통해 자연치유될 가능성도 더러 있다. 하지만 2~4주간 꼼짝없이 누워서 식사하거나 대소변 등을 해결해야 하는 경우 고령의 환자는 흡인성 폐렴과 욕창 등의 추가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경피적 척추체 성형술 이후 시멘트가 단단하게 굳었다면 보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어느 정도 일상생활이 가능해 오랜 기간 침상 안정 시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시멘트로 골절 초기에 척추체를 굳히기 때문에 흉추부(등뼈)나 요추부(허리뼈)에 나타나는 통증도 자연치유에 비해 빠르게 감소하게 된다.

모든 치료가 그러하듯 경피적 척추체 성형술 후에 드물게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시멘트가 척추체를 넘어 뒤쪽 신경관 쪽을 침범하여 굳었다면 디스크탈출증처럼 신경관에 압박이 생겨 추가적인 감압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척추체 앞쪽으로 시멘트가 침범하면 대혈관을 타고 폐색전증이나 혈관 색전증 등이 발생할 수도 있어 다양한 임상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전문의를 찾아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낙상으로 인한 척추압박골절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계절 겨울이다. 겨울철 압박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넘어지지 않아야 한다. 미끄러운 빙판길을 걸을 때는 평소보다 속도와 보폭을 줄이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를 신는 것이 도움 된다. 또한 휴대폰은 잠시 넣어두고 주머니에 손을 넣기보다는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몸의 균형을 잡는 데 좋다.

이러한 노력에도 빙판길 낙상으로 허리와 등에 통증이 발생했다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 척추압박골절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빠른 회복의 지름길이다. 방치하면 만성 통증을 비롯해 척추가 앞쪽으로 휘어 등과 허리가 굽는 척추후만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척추 건강을 지키고 싶다면 척추압박골절을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이 칼럼은 강서K병원 척추센터 김문규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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