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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10살 아이가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를 먹었다가 선모충증에 감염돼 목 옆이 과도하게 부어오른 모습./사진=국제외과저널사례보고
익히지 않은 생(生)돼지고기를 먹고 목이 심하게 부어오른 10세 아이 사연이 공개됐다.

에티오피아 곤다르대 의대 의료진은 10세 남아 A군이 6개월간 지속된 목 왼쪽 옆 부종과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이 증상으로 집 근처 보건소를 방문해 처방받은 항생제를 복용해봤지만 낫지 않아 병원을 찾은 것이었다. A군의 아버지는 아이의 증상 발생 40일 전 가족 모두가 명절을 맞아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를 먹었지만 A군을 제외하고 아무도 이상 증상을 겪지 않았다고 했다. 의료진이 A군의 신체를 검사한 결과 6cm x 4cm 크기의 단단한 덩어리가 목 왼쪽 옆에서 발견됐다. 이 밖에도 근육 조직 검사 등을 실시한 결과 '선모충증'인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의 골격근 세포를 광학 현미경 사진으로 찍었더니 선모충 유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에 기생충 치료에 쓰이는 알벤다졸, 항염증 작용을 하는 프레드니솔론 등을 투여했다. 3개월 후 추적 검진을 한 결과, A군의 왼쪽 목 부기가 사라졌다.

선모충증은 선모충이라는 기생충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돼지 등 다양한 포유동물의 근육에 주로 기생한다. 유충이 골격 근육에 들어오면 근육통, 압통, 부기 등이 발생한다. 통증이 극심해 호흡이 어렵거나 혀를 움직이기도 어려워하는 환자가 있다. 고열, 눈 주위 부종, 눈 통증 등이 생길 수도 있다. 선모충증을 겪은 9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터키 연구에 따르면, 근육통(87%), 관절통(84%)이 가장 흔한 증상이었다. 주로 다리보다 팔 부위에 근육통이 나타났다. 중증 선모충증으로 악화되면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서 사망할 우려도 있다.


선모충증은 돼지뿐 아니라 멧돼지, 곰 등 야생동물 고기를 완전히 익히지 않고 섭취했을 때 감염되기 쉽다. 따라서 육류 중에서도 특히 야생동물의 고기는 완전히 익혀 먹는 게 좋다.
곤다르대 의대 의료진은 "선모충증으로 인해 목 옆이 부어오르는 증상은 흔하지 않지만 발생할 수 있는 특이 증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특히 의료진이 선모충증이 흔한 지역에서 목 옆 부기가 있는 환자를 만나면 바로 질환을 의심하고 감별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 사례는 '국제외과저널사례보고'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