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질환
커진 전립선 묶는 시술 '유로 리프트' 효과… 경험 많은 의사 '손'에 달렸다
이해림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4/11/20 09:38
[주목! 이병원] 프라우드비뇨기과 의원
유로 리프트, 전립선 묶어 올려 소변 길 확보
적정 지점에서 묶어야 부작용 없이 큰 효과
환자마다 적정 지점 달라… 의료진 경험이 중요
최소 100건 이상 시술한 곳 권장… 감염 관리도 확인을
유로 리프트, 성기능 장애 없이 소변 길 트여
전립선은 밤톨 크기의 남성 생식 기관이다. 방광 앞에서 요도를 감싸고 있어, 전립선이 정상(약 20g)보다 비대해지면 소변을 시원하게 누기가 어렵다.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이 요도를 짓눌러서다. 약물 치료로 증상을 완화하려면 약을 매일 먹어야 하지만, 수술을 꺼리는 환자가 많았다. 과거의 수술은 비대해진 전립선을 직접 잘라내는 방식이라 성기능 장애라는 부작용이 생기곤 했다. 성관계 시 정액이 밖으로 분출되지 않고 방광 속으로 들어가버리는 '역사정'이 그중 하나다.
다행히 부작용 걱정이 적은 시술들이 등장했다. 유로 리프트가 대표적이다. 유로 리프트는 비대해진 전립선을 의료용 결찰사로 묶어 올리는 시술이다. 전립선 조직이 요도를 짓누르지 않게 되니, 시술 당일부터 바로 소변이 잘 나온다. 게다가 환자 대부분은 소변 줄을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제한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립선크기가 100g인 환자에게까지 유로 리프트 시술을 시행할 수 있다고 허가했다. 그러나 프라우드비뇨기과 의원 이지용 원장이 2017년부터 지금까지 700여 건의 유로 리프트 시술을 시행(2024년 11월 14일 기준 680건)해본 결과, 전립선 크기가 60g을 넘어갈 때부터는 시술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숙련되지 않은 의료진에게 시술받으면 효과가 미미할 가능성도 있다. 유로 리프트 핵심은 방광과 가까운 쪽의 요도가 열리게 하는 것이다. 결찰사로 전립선 조직을 묶었는데도 방광 가까운 쪽이 여전히 전립선에 눌려 있을 때가 있다. 그럼 방광과 먼 요도 아래쪽 소변 길이 트여도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다. 요도 위쪽을 열기 위해, 결찰사를 또 묶어야 할 수 있다.
정확한 지점에 최소 시술로 효과 크고 부담 적어
결찰사를 어떤 지점에서, 어떤 방향으로, 어느 정도 세기로 묶는지가 유로 리프트 성패를 좌우한다. 전립선은 말랑말랑한 고무공 같은 성상을 지녔다. 방광과 가까운 쪽 소변 길을 확실히 트려다 결찰사를 지나치게 당겨 묶으면, 결찰사를 동여맨 곳의 윗부분이 불룩 튀어나와 방광 아래를 누를 수 있다. 반대로 결찰사를 동여맨 곳 아랫부분이 밑으로 튀어나올 수 있다. 튀어나온 전립선 조직에 요도 아래쪽이 여전히 눌려 있으므로 전립선 아래쪽을 결찰사로 한 번 더 묶어야 한다. 이지용 원장은 "묶는 지점만 잘 설정했어도 한 번만 묶고 끝났을 것을, 굳이 여러 번 묶는 것"이라며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시술 비용도 비싸지고, 시술했는데도 여전히 소변 누기가 불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적절하지 않은 지점에 결찰사를 묶었다가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방광과 너무 가까운 곳에 결찰사가 삽입되면 결찰사가 방광 점막 내로 노출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결석이 생기는 게 그중 하나다. 전립선 인근 혈관에 박히면 혈관이 터질 위험도 있다.
전립선 비대증은 환자마다 양상이 매우 다양하다. 적정 지점은 의료진이 경험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유로 리프트 시술 기기 제조사에서 만든 시술 가이드라인이 있긴 하지만, 이 가이드라인대로 무작정 시술하는 게 모든 환자에게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환자에 따라서는 가이드라인보다 위를 묶어야 할 수도 있고, 아래를 묶어야 할 수도 있다.
이지용 원장은 "전립선 크기가 50g 정도 되는 환자가 방문했는데, 이 정도 크기면 보통 결찰사를 두 번 묶어야 하나 본원에서는 한 번만 묶어서 시술을 끝냈다"며 "한 번 묶는 것으로 소변 길이 제대로 확보됐다면, 전립선 크기가 커도 굳이 두 번, 세 번 묶을 필요 없다"고 말했다.
경험 많은 의료진 찾아야… 적어도 100건 이상
간편한 시술이어도 병원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적어도 100건 이상의 시술 경험이 있는 의사에게 유로 리프트 시술을 받는 게 권장된다. 유로 리프트는 시술 전 상담이 특히 중요하다. 수술 전 초음파 검사에서 전립선 크기와 모양을 확인하고, 내시경 검사에서 소변 길이 어느 정도 좁아졌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후 전립선 어느 부분을 묶어야 최소한의 시술로 소변 길이 시원하게 트일지 예상한 다음 시술에 들어가야 한다. 시술 경험이 많은 의사여야 가능하다.
수술방 감염 관리가 잘 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시술 도중엔 유로 리프트 기기와 내시경이 요도를 통해 몸 안에 삽입된다. 수술 환경이 깨끗이 관리되지 않으면 시술받은 부위가 감염될 위험이 있다. 시술 후 감염이 발생한 환자는 없는지, 시술에 사용되는 도구가 일회용품인지 병원 측에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주는 병원을 택해야 한다. 유로 리프트를 하고 싶어 병원에 간 환자라도, 다른 시술법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예컨대, 전립선 중엽이 발달한 환자는 전립선 크기가 60g 이내여도 유로 리프트 시술이 어렵다. 전립선은 왼쪽, 가운데, 오른쪽의 세 가지 엽으로 구성된다. 양측 엽을 당겨 묶는 것은 가능하나 가운데 엽은 그럴 수 없다. 이런 환자들은 '리줌 시스템'이라는 최신 수술법이 더 적합하다. 요도를 통해 기구를 삽입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에 103도의 수증기를 쏘여 수축시키는 시술이다. 또 유로 리프트는 전립선 크기가 60g 이상인 환자에게서 효과가 떨어지는 편이지만, 리줌 시스템은 이보다 큰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100여건의 리줌 시스템 시술 경험이 있는 이지용 원장은 "유로 리프트와 리줌 시스템 모두 숙련된 의료진에게 받는다면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시술"이라며 "상담 후에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시술법을 택해야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