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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으로 날개 단 '노보 노디스크', 인슐린 생산 줄여… 무슨 일?

정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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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 노디스크가 인슐린 펜의 생산 중단을 알렸다./사진=노보 노디스크 제공
당뇨·비만약 '오젬픽'·'위고비'로 큰 수익을 창출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인슐린 펜 생산의 중단을 알렸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피어스파마 등 외신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인슐린 펜 제형의 생산을 점차 줄이고, 바이알(주사 용기) 제형으로만 생산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노보 노디스크가 당뇨·비만약으로 개발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 수요의 급격한 증가에 대한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마글루타이드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를 생산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 생산 우선순위를 조정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인슐린 제품은 노보 노디스크의 핵심 사업이었으나, 최근에는 오젬픽·위고비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를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매출에서도 크게 차이가 났다. 올해 3분기 인슐린의 매출은 약 12억5000만덴마크크로네(한화 약 2400억원)를 기록했으나, 오젬픽은 약 298억덴마크크로네(한화 약 5조8000억원), 위고비는 약 173억덴마크크로네(한화 약 3조4000억원)로 희비가 엇갈렸다.

실제로 최근에는 미국 시장 내에서 발생한 오젬픽·위고비의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노보 노디스크는 제조 시설 확장 투자 규모를 지난해 39억달러에서 올해 68억달러로 늘렸으며, 지난 2월에는 대형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카탈렌트'를 165억달러 규모에 인수했다. 이와 같은 회사의 투자는 지난 10월 말 미국 내 위고비의 모든 용량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공급 부족 의약품 명단에서 사라지는 성과로 나타났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 결정은 현재의 생산 능력 문제를 해결하고 더 많은 당뇨병 환자에게 당사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펜과 바이알로 제공되고 있는 인슐린을 앞으로는 바이알 형태로만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결정은 저소득 국가에서 필수적인 인슐린 펜에 대한 접근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4년부터 인슐린 펜을 도입한 남아프리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지난 6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공공 보건 시스템은 인슐린 펜이 부족한 상황에 처했다. 이는 노보 노디스크와의 공급 계약이 만료된 후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사태에 대해 국경없는의사회(MSF)에서 큰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슐린 투여의 접근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국경없는의사회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82%가 투여 정확성과 편리성으로 인해 바이알보다 펜으로 인슐린을 주사하는 것을 선호한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에 대해 "당사의 결정이 남아프리카 환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알고 있다"며 "이로 인한 실망감을 이해한다"고 했다.

한편, 최근 국경없는의사회는 노보 노디스크, 일라이 릴리, 사노피 등 글로벌 주요 인슐린 제조사들에게 저소득·중간 소득 국가에서 인슐린 펜 가격을 기기당 1달러로 즉각 인하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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