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젊은 심혈관질환자 느는데… 우울증 있으면 치료받아도 합병증 위험 ↑

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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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울증이 있는 심혈관질환 환자가 수술을 받으면 우울증이 없는 사람에 비해 뇌졸중 및 조기 사망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혈관질환은 전세계인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한다. 주요 심혈관질환으로는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지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있다. 두 질환을 치료할 때 스텐트나 풍선으로 혈관 협착 부위를 넓혀주는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이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다만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의 효과를 저해시키는 요인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이민우 교수,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천대영 교수 등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데이터를 이용해 2010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16만4198명을 분석했다. 이들 중 2만8560명(17.4%)은 이전에 우울증을 진단받은 기록이 있었다. 연구팀은 우울증을 진단받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심혈관질환 치료 후 급성 뇌졸중 발생, 조기 사망위험, 관상동맥 재개통 시술 또는 관상동맥우회술 시행 여부 등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우울증이 있는 그룹 2만8560명 중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 후 급성 뇌졸중을 겪은 환자는 1468명(5.7%)이었지만, 우울증이 없는 그룹은 13만5638명 중 4748명(3.5%)만 겪어 그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수를 조정하면 우울증이 있는 그룹은 우울증이 없는 그룹보다 치료 후 급성 뇌졸중 위험이 2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사망위험 역시 우울증 그룹이 우울증이 없는 그룹보다 25% 높았다. 우울증 그룹은 심장혈관이 다시 막혀 재개통 시술을 받거나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을 위험도 8% 높았다. 우울증을 앓은 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 5년 미만일 때보다 조기 사망위험이 7% 높았다.


특히 젊은 사람의 우울증이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분석에서는 65세 미만인 그룹의 우울증과 관련된 뇌졸중 위험이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5세 이상 그룹에서 우울증 관련 뇌졸중 위험이 19% 증가한 것에 비해 2.5배 높은 수치다. 또 65세 미만 그룹은 65세 이상 그룹보다 조기 사망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

연구의 저자 이민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우울증과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 후 뇌졸중 위험의 증가에 대한 새로운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우울증이 있는 심혈관질환 환자의 경우 시술 전후 정신건강평가 및 우울증 관리를 통해 환자의 예후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특히 최근 65세 미만에서 심혈관질환과 우울증의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65세 미만에서 우울증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큰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 나타났다”며 “젊은 심혈관질환 환자의 치료에 정신건강검진과 적극적인 우울증 치료 개입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Intern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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