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질환
"강직성 척추염 오진 위험 존재… 류마티스 전문의 정확한 진단 선행돼야"
이금숙 기자
입력 2024/11/04 17:49
제 6회 강직성 척추염의 날 개최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발생하고, 점차적으로 척추 마디가 굳어지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조기진단 받고 치료를 하면 큰 합병증 없이 살 수 있지만, 늦어지면 척추가 대나무처럼 굳어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강직성 척추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11월 첫째 주 금요일을 '강직성 척추염의 날'로 제정하고 2019년부터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는 6회째로 지난 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 날 행사에는 ▲강직성 척추염의 새로운 치료제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우울 증상 ▲강직성 척추염 전문가 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송정수 회장(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은 "강직성 척추염은 아직도 진단 사각지대에 있는 병"이라며 "환자의 상당수는 10~20대 병이 시작됐지만 40~50대 척추가 굳을 정도로 병이 진행돼 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더불어 오진 문제도 언급됐다.
강직성 척추염은 병이 복잡해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하고, 생물학적제제 등 고가의 신약을 쓰면서 모니터링도 철저히 해야 하는 질환인데, 강직성 척추염으로 잘못 진단받고 엉뚱하게 치료를 받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강직성 척추염, 류마티스내과 전문의가 치료해야"
강직성 척추염은 간단한 병이 아니다. 허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다양한 증상들이 있다. 일례로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약 30% 에서 눈에 포도막염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 ▲소장과 대장의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장 증상 ▲피부에 홍반과 하얀 각질이 일어나는 건선 등 피부 증상 ▲심장 이상으로 인한 가슴 통증이나 숨이 찬 심장 증상 같은 ‘관절 외 증상’이 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차훈석 이사장(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은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진단이 까다로운 질환”이라며 “늦게 진단받는 것도 문제지만 잘못 진단 받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실제 강직성 척추염이 아닌데, 강직성 척추염으로 진단하고 생물학적제제까지 처방하는 사례가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고가의 주사제로 정확한 진단 하에 써야 하며, 부작용 가능성 때문에 전문의의 모니터링도 제대로 돼야 한다.
또한 학회 조사결과, 강직성 척추염 치료는 류마티스내과 전문의가 했을 때 치료 지속이 잘됐다. 강직성 척추염은 완치가 안되며 평생 치료하고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장애는 물론 만성 염증으로 치명적인 심뇌혈관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실제 건강보험 데이터(2011~2022년)를 바탕으로 강직성 척추염 환자 5944명이 생물학적제제의 사용을 얼마나 유지했는지 ‘약물 유지율’을 살펴보니 중앙값이 류마티스내과 처방 때는 763일이었던 반면 타과 처방 때는 528.5일로 8개월 정도 짧았다.
일산백병원 류마티스내과 구본산 교수는 “생물학적제제를 주로 다루는 류마티스내과에서 처방했을 때 환자가 더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았다”며 “생물학적제제는 치료 효과 뿐만 아니라 부작용, 환자들의 약물 순응도, 의료 비용 등 다양한 문제를 고려해 처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생물학적제제 처방은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로 제한하고 있다”며 “생물학적제제의 복잡성과 잠재적 부작용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치료제 다양, 환자 치료에 유리
강직성 척추염은 좋은 치료제가 계속 나오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비스테로이드 항염제가 일차적으로 사용되고, 여기에 반응이 없고 증상이 지속될 때는 ‘TNF-알파 억제제’라는 생물학적제제로 치료한다. TNF-알파 억제제는 병의 원인이 되는 TNF-알파의 작용을 차단해 염증을 치료하기 때문에 통증이 빠르게 호전되고 일상 생활로의 빠른 복귀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다른 기전의 생물학적 제제인 ‘IL-17’을 억제하는 약제도 쓸 수 있게 됐다. 이들 약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있으면 2차 약제로 합성표적치료제인 ‘JAK 억제제’를 2차 치료제로 쓸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훈 교수는 "다양한 치료제가 나온 만큼 치료 효과가 향상됐다"며 "특히 JAK억제제의 경우는 염증 매개 물질을 차단해 강직성 척추염 뿐만 아니라 아토피피부염, 건선, 염증성장질환에 모두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먹는 약이므로 신장·간·위장에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고, 강력한 효과로 인한 안전성에 대한 관찰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반인 보다 2배 이상 우울 증상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 관절만 아픈 질환이 아니며, 환자 4명 중 1명(25.1%)이 우울감을 호소한다는 조사가 발표됐다.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민홍기 교수는 "이는 일반인의 우울감 경험률 10.2%의 2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라며 "특히 강직성 척추염을 진단 받은 지 5년이 지난 40대 이상의 환자에게 우울증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영국국립보건임상연구소 권고사항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경우 우울증상에 대해 문진을 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 협진도 의뢰해야 하며,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더불어 강직성 척추염 치료에 있어 의사와 환자 사이의 ‘공동 의사 결정’의 중요성도 제기됐다. 수십 년간 치료를 해야 하는 강직성 척추염의 특성상 치료 결정에 환자의 의견이 반영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강직성 척추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11월 첫째 주 금요일을 '강직성 척추염의 날'로 제정하고 2019년부터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는 6회째로 지난 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 날 행사에는 ▲강직성 척추염의 새로운 치료제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우울 증상 ▲강직성 척추염 전문가 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송정수 회장(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은 "강직성 척추염은 아직도 진단 사각지대에 있는 병"이라며 "환자의 상당수는 10~20대 병이 시작됐지만 40~50대 척추가 굳을 정도로 병이 진행돼 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더불어 오진 문제도 언급됐다.
강직성 척추염은 병이 복잡해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하고, 생물학적제제 등 고가의 신약을 쓰면서 모니터링도 철저히 해야 하는 질환인데, 강직성 척추염으로 잘못 진단받고 엉뚱하게 치료를 받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강직성 척추염, 류마티스내과 전문의가 치료해야"
강직성 척추염은 간단한 병이 아니다. 허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다양한 증상들이 있다. 일례로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약 30% 에서 눈에 포도막염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 ▲소장과 대장의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장 증상 ▲피부에 홍반과 하얀 각질이 일어나는 건선 등 피부 증상 ▲심장 이상으로 인한 가슴 통증이나 숨이 찬 심장 증상 같은 ‘관절 외 증상’이 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차훈석 이사장(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은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진단이 까다로운 질환”이라며 “늦게 진단받는 것도 문제지만 잘못 진단 받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실제 강직성 척추염이 아닌데, 강직성 척추염으로 진단하고 생물학적제제까지 처방하는 사례가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고가의 주사제로 정확한 진단 하에 써야 하며, 부작용 가능성 때문에 전문의의 모니터링도 제대로 돼야 한다.
또한 학회 조사결과, 강직성 척추염 치료는 류마티스내과 전문의가 했을 때 치료 지속이 잘됐다. 강직성 척추염은 완치가 안되며 평생 치료하고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장애는 물론 만성 염증으로 치명적인 심뇌혈관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실제 건강보험 데이터(2011~2022년)를 바탕으로 강직성 척추염 환자 5944명이 생물학적제제의 사용을 얼마나 유지했는지 ‘약물 유지율’을 살펴보니 중앙값이 류마티스내과 처방 때는 763일이었던 반면 타과 처방 때는 528.5일로 8개월 정도 짧았다.
일산백병원 류마티스내과 구본산 교수는 “생물학적제제를 주로 다루는 류마티스내과에서 처방했을 때 환자가 더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았다”며 “생물학적제제는 치료 효과 뿐만 아니라 부작용, 환자들의 약물 순응도, 의료 비용 등 다양한 문제를 고려해 처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생물학적제제 처방은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로 제한하고 있다”며 “생물학적제제의 복잡성과 잠재적 부작용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치료제 다양, 환자 치료에 유리
강직성 척추염은 좋은 치료제가 계속 나오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비스테로이드 항염제가 일차적으로 사용되고, 여기에 반응이 없고 증상이 지속될 때는 ‘TNF-알파 억제제’라는 생물학적제제로 치료한다. TNF-알파 억제제는 병의 원인이 되는 TNF-알파의 작용을 차단해 염증을 치료하기 때문에 통증이 빠르게 호전되고 일상 생활로의 빠른 복귀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다른 기전의 생물학적 제제인 ‘IL-17’을 억제하는 약제도 쓸 수 있게 됐다. 이들 약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있으면 2차 약제로 합성표적치료제인 ‘JAK 억제제’를 2차 치료제로 쓸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훈 교수는 "다양한 치료제가 나온 만큼 치료 효과가 향상됐다"며 "특히 JAK억제제의 경우는 염증 매개 물질을 차단해 강직성 척추염 뿐만 아니라 아토피피부염, 건선, 염증성장질환에 모두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먹는 약이므로 신장·간·위장에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고, 강력한 효과로 인한 안전성에 대한 관찰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반인 보다 2배 이상 우울 증상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 관절만 아픈 질환이 아니며, 환자 4명 중 1명(25.1%)이 우울감을 호소한다는 조사가 발표됐다.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민홍기 교수는 "이는 일반인의 우울감 경험률 10.2%의 2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라며 "특히 강직성 척추염을 진단 받은 지 5년이 지난 40대 이상의 환자에게 우울증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영국국립보건임상연구소 권고사항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경우 우울증상에 대해 문진을 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 협진도 의뢰해야 하며,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더불어 강직성 척추염 치료에 있어 의사와 환자 사이의 ‘공동 의사 결정’의 중요성도 제기됐다. 수십 년간 치료를 해야 하는 강직성 척추염의 특성상 치료 결정에 환자의 의견이 반영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