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수능 코앞인데… 계속 맴도는 ‘아파트 아파트’, 어쩌면 좋지?
이슬비 기자
입력 2024/10/30 09:00
가수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제대로 일냈다. 노래 '아파트'로 전 세계인을 중독시켰다. 세계 3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유튜브뮤직·애플뮤직에서 모두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수험생까지 사로잡은 것. 반복되는 후렴구와 중독성 강한 멜로디는 문제 풀이에 집중해야 하는 수험생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미 귀에 멜로디가 맴도는 수험생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귀 벌레 현상, 뇌의 스트레스 수치 낮추는 작용
하루 종일 귀에 가사나 멜로디가 맴도는 현상을 '귀 벌레 현상'이나 '귀 벌레 증후군'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겪는다. 미국 신시내티대 제임스 클라리스 교수팀은 전 세계 인구의 98%가 경험했고, 10명 중 9명 이상은 최소 1주일에 한 번은 귀에 노래가 맴돈다고 발표했다.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국내 노래에서는 ▲샤이니 '링딩동' ▲프로듀스 101 '픽미' ▲김연자 '아모르 파티' ▲비 '라송' 등이, 국외 노래에서는 ▲ 카일리 미노그 'Can't Get You Out Of My Head' ▲마룬파이브 'Moves Like Jagger' ▲비욘세 'Single Ladies' 등이 특히 귀에 오래 맴도는 노래로 꼽혔다.
심리학계에서는 뇌가 스스로 스트레스 수치를 낮추기 위해, 귀 벌레 현상을 유발한다고 본다.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해야 하거나, 중요한 시험을 앞뒀을 때 우리 뇌는 극도로 긴장한다. 뇌는 긴장을 완화하고, 온몸을 이완하기 위해 지금까지 들었던 노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을 상기한다.
◇껌 씹거나 책 읽기, ‘귀 벌레 지우개’로 작용
다행히 귀 벌레 현상을 극복할 방법이 있다. 영국 더럼대 연구팀은 중독성 강한 노래가 머릿속에 고정되는 신경 패턴을 방해하는 기전을 이용해 '귀 벌레 지우개' 영상을 제작했다. 유튜브에 'Earworm Eraser'를 검색하면 42초 분량의 귀 벌레 지우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갖가지 리듬과 장르가 뒤죽박죽 섞인 음악과 영상을 시청하면, 사람의 머릿속에서 특정 노래가 반복되는 것을 멈출 수 있다"며 "오디오 패턴과 리듬 구조를 섬세하게 설계했다"고 했다. 연구 결과, 영상을 시청한 대부분 사람은 귀 벌레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나머지 사람은 귀 벌레 지우개 영상의 음악이 뇌리에 각인됐다.
이땐 껌을 씹으면 된다. 특정 노래가 머릿속에 맴돌 확률이 낮아진다. 잉글랜드 레딩대 연구팀은 98명의 실험 참여자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룹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는 그룹 ▲껌을 씹는 그룹으로 나눈 뒤, 중독성이 강한 마룬파이브 노래를 들려줬다. 그 결과, 껌을 씹은 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노래를 떠올릴 확률이 약 세 배 감소했다. 이 외에도 소설을 읽거나, 적당한 난도의 퍼즐을 하거나, 느린 박자의 노래를 듣거나, 풀벌레·바람 소리 등 백색 소음을 듣거나, 귀 벌레 현상을 일으키는 노래의 전 곡을 들으면 뇌 속 스트레스 수치가 완화돼, 귀 벌레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