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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베트남 여성, ‘이 약’ 온라인 구입해 먹었다가 사망 직전까지… 뭐였길래?

김예경 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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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20대 여성이 임신 20주 차에 낙태약을 먹어 자궁을 적출하게 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임신 20주 차에 낙태약을 먹고 자궁을 적출하는 수술을 받은 베트남 출신 20대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8월 30일(현지시각) 베트남 매체 호치민 시티 로우 뉴스페이퍼에 따르면 베트남 남딘 출신 여성 A(20)씨는 임신 20주 차에 낙태약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한 번에 10알을 복용했다. 하나뿐이었던 가족인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혼자서 살아왔던 A씨는 16세에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하지만 남편이 마약에 중독돼 그의 폭력에 시달렸고, 집을 나오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혼자서 아기를 낳거나, 낙태 수술을 할 수 없겠다고 생각한 A씨는 온라인에서 구입한 낙태약을 먹기로 결심했다. 낙태약을 복용한 당일 밤, A씨는 심한 복통을 느꼈다. 이틀이 지나고서는 발열, 오한, 복통, 질 출혈이 있었다. A씨는 스스로를 2주 정도 방치했다. 하지만 이러다가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한 병원을 찾았다. 그는 골반에 농양이 가득 차 자궁이 파열된 상태였다. 농양이란 세균의 침입 또는 이물질의 신체 내 삽입 등으로 염증반응이 일어나 신체조직 속에 고름이 고이는 것이다. A씨는 동나이 병원에서 항생제를 투여받은 후 수술을 위해 베트남 호찌민시의 Tu Du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사는 A씨의 복부에서 100mL가 넘는 고름을 발견했다. 이 고름은 자궁에 붙어 있는 양수 주머니와 대장이었다. 또한 왼쪽 장골에도 큰 농양이 있었으며 대장과 장막은 서로 덩어리져 복벽에 붙어 있었다. 의료진은 “이런 상태로 계속 방치했다간 사망 직전까지 갈 수 있었다”며 “자궁적출술을 통해 A씨의 농양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현재 A씨는 수술 후 회복 중이다.


불법 낙태약은 임신 유지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기능을 억제하는 성분과 자궁의 수축을 돕는 성분이 자궁에 태아를 떨어뜨려 배출하는 작용으로 효과를 나타낸다. 즉 이미 형성된 태아 조직을 사멸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형성된 모체와 태아 사이의 연결을 끊어 몸 밖으로 배출을 시키는 만큼, 부작용과 후유증이 심각하게 발생하게 된다. 임신 10주 이상 지난 여성이 복용하면 수혈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출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임신 7주 이내 여성이라도 불법 낙태약을 복용하면 구토·설사·두통·현기증·요통은 물론 심한 복통과 하혈을 경험할 수 있다. 복통과 출혈에도 불구하고 유산이 되지 않거나 불완전 유산이 될 위험도 있다. 불완전 유산이 되면 출혈·염증·자궁 손상 등 부작용 위험성이 커지며 자궁 적출까지 이어진다. 만약 임신 잔존물의 배출이 제대로 안 되거나, 자궁수축에 문제가 생겨 과다 출혈로 이어지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재판소가 낙태죄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이 임신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2019년 4월 11일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으며 해당 법은 2021년 이후 폐지됐다. 하지만 이후 임신 중지를 둘러싼 구체적인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아 임신 중단 약의 거래 및 유통 등은 여전히 불법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특히 유산 유도제, 일명 ‘먹는 낙태약’으로 알려진 미프진이 문제다. 미프진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필수의약품이지만 국내에서는 허가되지 않는 약물로 국내에서의 거래와 유통은 모두 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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