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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해소제도 소맥처럼 말아서? ‘헤파토스+가레오’, 도움 될까?

전종보 기자

[이게뭐약] 일반의약품 간장약·이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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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파토스, 가레오 / 조아제약 제공
숙취해소에 좋다고 소문난 약들은 꽤나 많다. 대개는 본래 효능과 달리 숙취해소제로 잘못 알려지거나 판매되는 약들이다. 하나만 먹는 게 아니다. 간장약 ‘헤파토스’, 이담제 ‘가레오’와 같이 2개 이상 약을 물, 숙취해소음료 등에 섞어 먹기도 한다. 효과가 있다고 하니 먹지만, 서로 다른 약을, 그것도 숙취해소제도 아닌 약을 두 개나 섞어 먹는 게 썩 내키지만은 않는다. 소주, 맥주 섞듯 약을 섞어 먹어도 괜찮을까. 그 전에, 정말 숙취 해소에 도움은 되는 걸까.

◇간 해독 보조, 소화불량 개선 효과
약국에 가면 ‘숙취해소 세트’라는 이름으로 여러 약과 음료를 묶어서 파는 걸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헤파토스’와 ‘가레오’도 세트에 꼭 들어가는 약들이다. 두 약 모두 조아제약 제품이다.

헤파토스는 간장활성화제다. 흔히 말하는 간장약이다. 간질환 보조 치료에 사용되는 약으로, 체내에 흡수돼 간의 에너지 합성과 해독 작용을 돕는다. 주성분은 L-아르기닌, 베타인 등이다. 아르기닌은 암모니아를 무독성 요소(尿素)로 중화하고 체외로 배출해 간세포를 보호한다. 베타인은 콜린 대사과정에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담즙 분비를 증가시켜 지방대사와 소화작용을 원활하게 한다.

가레오는 디히드록시디부틸에테르 성분 이담제다. 이담제는 담즙 분비·배설을 촉진하는 약이다. 식사 후 더부룩함, 구역, 트림, 소화불량 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성분과 효능만 놓고 보면 두 약 모두 숙취해소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각각 알코올 분해를 위해 필요한 간 대사를 돕고, 음주 후 나타나는 구역, 더부룩함, 소화불량과 같은 증상을 완화하기 때문이다. 일반의약품연구회 오인석 회장(수지솔약국 약사)은 “술을 마시면 알코올 대사 때문에 간에 부담이 생길 수 있는데, 간장활성화제가 간의 일손을 조금 덜어준다고 보면 된다”며 “가레오의 경우 숙취해소제는 아니지만, 음주 후 숙취 증상을 해소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이 먹는다고 더 효과 있는 것 아냐
그렇다고 해서 두 약이 숙취의 직접적인 원인을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숙취는 알코올이 몸에서 대사될 때 생기는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원인이다. 아세트알데히드가 제거되면 비로소 숙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안타깝지만 헤파토스에도, 가레오에도 그런 효능은 없다. ‘취어스’, ‘디오니스’와 같이 숙취해소제로 허가된 삼두해정탕 성분 약도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세상에 어떤 약도 아세트알데히드를 직접적으로 제거하지 못한다.

음주 후 나타나는 소화불량 완화와 간 기능 보조가 목적이라면 같은 성분·효능의 다른 약을 먹어도 된다. 편한약국 엄준철 약사(한국약사학술연구소 학술위원)는 “헤파토스, 가레오 모두 이론상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숙취해소제로 나온 약은 아니다”며 “꼭 두 약이 아니어도 알코올 분해에 필요한 대사를 촉진하는 성분의 다른 약이 많다”고 했다.

반드시 헤파토스와 가레오를 섞어 먹을 필요도 없다. 두 약을 함께 먹는다고 해서 시너지 효과가 있거나 숙취가 더 잘 해소되는 건 아니다. 반대로 두 약을 함께 먹음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또한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오인석 약사는 “상호작용으로 인한 부작용도, 시너지도 없다”며 “같이 마셔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도 먹는다면 언제 먹어야 할까. 대부분 음주 전에 먹지만, 사실 언제 먹어도 괜찮다. 오 약사는 “어차피 약효는 12시간 이상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론 언제 먹든 상관없다”며 “알코올 때문에 흡수나 대사에 영향을 받는 성분은 주의해야 하지만, 헤파토스, 가레오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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