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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환이 없다니?” 30년 넘게 모르고 살아온 男… ‘성생활’ 했다는데 어떻게 된 일?

김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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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이 없지만 성생활이 가능했다는 30대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환이 없다는 사실을 최근에 깨달았다는 국내 30대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5월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30대 남성 회원 A 씨가 자신에게 성기에 생긴 뾰루지 때문에 비뇨기과를 방문했다가 고환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글을 게재했다. A 씨는 “의사가 음낭을 관찰하더니 ‘(음낭에) 고환이 없는데 어떻게 음경이 성장했지’라고 했다”며 “내가 ‘평생 털이나 수염이 난 적이 없다’고 하자 (의사가) ‘고환이 없어 안 났을 것이다’고 진단했다”고 말했다. 이후 의사는 A 씨가 대학병원에서 자세한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진료의뢰서를 써줬다.

해당 글을 본 여러 누리꾼은 지금까지 A 씨가 어떻게 성생활을 했는지 궁금해했다. 고환이 없으면 발기가 안 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A 씨는 “자연스럽게 성생활을 해왔다”고 했다. 한 누리꾼은 A 씨가 성생활을 해왔다는 말에 “고환이 없어도 사정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고환이 없어도 성생활이 가능할까?

태아 상태에서는 고환이 복부에 위치해있다. 태어나면서 고환이 음낭 쪽으로 내려오게 된다. 그런데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복부에 계속 위치할 수 있다. 이는 ‘잠복고환’으로 고환이 음낭이 아닌 몸통 안 ‘비정상 위치’에 있는 것이다. 정상 고환은 태아부터 출생까지 복부에서 음낭으로 내려오지만, 1세 남아의 약 1%에서는 어떤 원인으로 ‘내려오지 못하는 상태’가 될 수 있다. 잠복고환의 약 10%는 양측성으로 양쪽 고환이 모두 내려오지 않은 형태다. 생후 3개월까지는 고환이 자연적으로 음낭 안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기다려 볼 수 있다. 하지만, 생후 12개월 이후에는 자연 하강이 1% 미만이다. 이때는 ‘고환을 음낭 안으로 내려서 고정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사춘기, 성인을 거치면서 치료하지 않고, 고환이 계속 복부에 머물러 있으면 높은 온도로 인해 정자가 충분히 생산되지 않아 ‘불임’이 될 수 있다. 잠복고환은 고환암 발병률이 정상적인 고환 상태보다 4배 높기도 하다.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 이윤수 원장은 “잠복고환도 성생활이 가능하다”며 “한쪽 고환은 복부에 있고 한쪽 고환만 음낭으로 내려 올 수 있는데, 이 경우 정자 생성이 가능하고 음경이 발기해 성생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양측성으로 고환이 두 쪽 다 내려오지 못하면 성생활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윤수 원장은 “고환은 정자를 생성하고 남성 호르몬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고환 두 쪽 다 없으면 부신에서 남성 호르몬이 나오긴 한다”며 “하지만 부신에서 나온 남성 호르몬은 극소량이라 정상적인 성생활은 힘들다”고 말했다. 남성 호르몬이 너무 적게 분비되면 발기가 어려워 성생활을 하기 힘들다.

만약 한쪽 고환만 잠복고환이라면 음경 크기가 일반 성인 평균보다 작거나 줄어드는 등의 이상 증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양쪽 고환 모두 잠복고환이라면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못해 음경이 성장하지 못한다. 따라서 음경의 크기가 작을 확률이 크다.

한편 어렸을 때 잠복고환을 발견했다면 수술로 치료 가능하다. 아이가 태어난 후 6개월이 지나도 복부에 있는 고환이 자연스럽게 내려오지 않을 때 수술한다. 대구코넬비뇨기과 이영진 원장은 “고환고정술로 복부에 있는 고환을 음낭으로 내려오게 할 수 있다”며 “음낭 안쪽 피막과 고환의 막을 고정해 수술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어렸을 때 잠복고환을 고환고정술로 치료하면 정상적인 음경 성장이 가능하다.

고환 상태에 대해선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윤수 원장은 “남성 호르몬 검사, 초음파 검사, 정자 검사를 진행한다”며 “특히 정자가 없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고환 조직 검사와 염색체 검사를 추가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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