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매일 바르는 ‘이 화장품’, 임신 중 고혈압 위험 높인다
신소영 기자
입력 2024/08/18 10:00
미국 노스이스턴대 줄리아 바르샤브스키 연구팀은 화학 물질 노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18~40세 사이의 임산부 1433명을 추적 관찰했다. 또 이들의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과 임신 중 고혈압을 측정해 화학 물질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특히 페놀과 파라벤에 노출되면 임신 중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페놀과 파라벤은 화장품에서 박테리아와 곰팡이의 성장을 방지하는 데 쓰이는 화학 물질로, 많은 메이크업과 자외선 차단제 제품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임신 중 고혈압은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임신 후 심장병과 당뇨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임신 전에 고혈압을 앓은 적이 없는 여성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임신 중 고혈압은 대표적인 임신 합병증 중 하나인 '자간전증'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는 임신 후반기에 갑자기 혈압이 오르고 소변에 지나치게 많은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단백뇨가 나타나면서 손, 다리, 얼굴이 붓는 증상이다. 자간전증은 조산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럼 아이의 건강과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 저자인 바르샤브스키는 "여성들은 하루 평균 최소 12개의 화장품을 사용하는데,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일상 제품들이 실제로는 중요한 시기 산모와 아기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며 "또 이러한 연관성이 임신한 여성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임신했을 때는 특히 사용하는 화장품의 성분 표기를 확인해 페놀과 파라벤이 없는 것, 무향 제품을 쓰는 게 좋다고 설명한다. 또한, 개인적 노력뿐만 아니라 화장품이 시장에 출시되기 전 독성 테스트를 의무화해야 하며, 제품을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산업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환경 작업 그룹이 만든 스킨 딥(Skin Deep) 화장품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할 것을 권장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 보건 전망(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