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한우 비싸서 못 먹는다? 저렴한 고기로 ‘투뿔(1++)’ 맛 내는 법
이해림 기자
입력 2024/08/16 06:30
숙성은 소고기를 냉장 온도에서 일정 기간 보관해 맛을 좋게 하는 기술이다.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한우 1등급 등심을 4도에서 14일 숙성했을 때 한우 근육 내 단백질 분해 효소가 활성화돼 전단력 수치가 약 50% 낮아졌다. 전단력 수치가 낮을수록 고기가 연하다. 감칠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글루탐산) 함량은 3배 정도 높아졌다.
가정에서는 습식 방식으로 소고기를 숙성할 수 있다. 소고기를 진공 포장한 후 냉장 온도(0~4℃)에서 일주일 이상 숙성하는 방식이다. 최대 9주까지 숙성하기도 한다.
습식 숙성을 하려면 고기를 구매할 때 등급과 포장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비교적 저렴한 1~3등급 고기를 고르되, 마블링의 양은 취향대로 선택하면 된다. 등급이 낮고 마블링이 적을수록 숙성 기간은 길어진다. 고기는 정육점에서 진공으로 포장해 오는 것이 좋다. 진공 포장하면 부패 미생물 성장이 억제돼 고기를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숙성할 땐 동일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문을 여닫아도 온도 변화가 적은 냉장고 깊숙한 곳이나 김치냉장고 안에 둔다.
숙성은 2℃에서 3주가량 하면 된다. 농촌진흥청 연구팀이 안심, 등심, 채끝 등심, 목심, 부채, 업진 등 2·3등급 한우 수소 고기 12개 부위를 2℃에서 각각 7일, 14일, 21일 동안 숙성한 결과, 숙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고기가 연해지고, 육즙도 풍부해지는 게 확인됐다. 다만, 숙성하며 고기가 상하지 않게 하려면 냉장 온도가 변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숙성한 고기를 더 맛있게 즐기려면 조리법도 신경 써야 한다. 고기를 잘라서 오래 두면 육즙이 나와 맛과 신선도가 떨어지므로 조리 직전에 자른다. 덩어리를 작게 나눌 땐 고깃결과 직각이 되게 썰고, 채를 썰 땐 고깃결과 나란히 썰어야 고기 모양이 잘 유지된다. 구울 땐 센 불에서 빨리 익혀야 육즙과 맛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구이나 스테이크 조리 중엔 고기 위로 육즙이 배어날 때 한 번만 뒤집는다. 여러 번 뒤집으면 겉만 타고 속은 잘 익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