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생수병 통째로 얼리면… 미세플라스틱 배출량 껑충

오상훈 기자

이미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플라스틱 용기를 얼리면 평소보다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 공대와 중국 저장대 공동 연구팀은 플라스틱 용기를 얼렸다 다시 녹이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나오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두께 2.2mm의 PPR 소재 용기에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물을 담은 뒤 ▲동결·해동을 반복한 경우 ▲염소 소독을 한 경우 ▲가열한 경우 ▲가만히 뒀을 경우 미세플라스틱 용출량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 동결·해동을 반복한 플라스틱 용기 내에서는 시간 경과에 따라 하루에 70~220개 정도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나왔다. 가열했을 때는 하루에 70~130개 정도, 염소 소독을 했을 때는 60~160개 정도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아무 처리도 하지 않은 용기에서는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3~66개 정도 검출됐다. 용출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크기는 4~9㎛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세포독성, 산화 스트레스 유발 등 건강에 잠재적인 위험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플라스틱병에 물을 담아 얼려 마시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내다 봤다.


단국대 토목환경공학화 독고석 교수도 지난달 31일, 먹는물네트워크가 대한환경공학회와 공동으로 주최한 정책포럼에서 “여름철 많은 이들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물을 얼려서 마시는 것은 많은 양의 플라스틱을 먹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동결·해동 외에 플라스틱 용기의 미세플라스틱 용출량을 높이는 요인들은 다양하다.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게 대표적이다. 실제 미국 네브레스타-링컨대 연구팀이 물로 채운 플라스틱 용기 두 개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최대 전력(1000W)에서 3분 동안 가열한 결과, 용기 1에서 미세플라스틱이 42만5000개, 용기 2에서 422만 개가 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해 가능성에 대한 ‘신뢰성 있는 증거’는 없으며, 음용수 중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인체 위해 우려는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2019)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동물 실험에서 세포 독성을 일으키거나 사람의 세포단위에서 암 전이와 혈관 노화를 촉진한다는 사실 등이 밝혀지는 등 유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