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열감기인 줄 알았다가, 전신 마비까지… 이름도 어려운 ‘길랑 바레 증후군’ 뭐길래?

임민영 기자

[세상에 이런 병이?]

이미지

미국 배우 코디 하이블리는 길랑 바레 증후군을 진단받아 몇 주간 마비 증상을 겪었다가 현재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사진=비즈니스 인사이더
세상에는 무수한 병이 있고, 심지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질환들도 있다. 어떤 질환은 전 세계 환자 수가 100명도 안 될 정도로 희귀하다. 헬스조선은 매주 한 편씩 [세상에 이런 병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믿기 힘들지만 실재하는 질환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처음에는 감기 증상인 줄 알았더니 발가락부터 다리, 몸통, 팔까지 서서히 마비되는 질환이 있다. ‘길랑 바레 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은 급성으로 마비를 일으켜 환자들에게 고통을 준다. 길랑 바레 증후군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길랑 바레 증후군은 말초신경에 염증이 생겨 급성으로 진행되는 신경 장애다. 길랑 바레 증후군은 1859년 프랑스 의사 쟝 랜드리가 급성 운동 마비가 상행성으로 진행되면서 호흡부전이 나타나 사망에까지 이른다는 보고를 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이후 1916년 프랑스 신경과 의사 조르주 길랑과 신경학자 바레, 생리학자 스트롤이 자세한 증상을 정리하면서 ‘길랑 바레 증후군’이라고 불리게 됐다. 길랑 바레 증후군은 ‘급성감염성다발신경염’ 또는 ‘특발성다발신경근염’이라고도 불린다.

길랑 바레 증후군은 말초신경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말초신경과 관련된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말초신경은 근육, 통증 신호, 체온 조절, 감각 등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길랑 바레 증후군 초기에는 대부분 감기처럼 가벼운 열이 있거나 감각 이상을 겪는다. 이런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며, 빠르게 마비 증상으로 이어진다. 먼저 발가락 마비가 나타나고, 다리로 순식간에 퍼진다. 이때 마비 증상은 양쪽에서 동시에 발생한다. 몸통, 팔, 머리 등으로 옮겨가면서 감각 이상과 근력 저하가 심해진다.


환자들은 마비 증상이 심해질수록 움직일 때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마비되는 부위가 위로 올라올수록 흉통을 느낄 수 있으며, 호흡곤란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음식을 삼키거나 말할 때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얼굴에도 마비가 나타나면 눈을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질 수 있다. 환자들은 대부분 첫 증상이 나타나고 1~2주 이내에 마비 증상이 퍼지기 시작한다. 3주가 지나면 전신에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드물게 수일 만에 전신에 마비가 퍼지는 경우도 있다.

길랑 바레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환자 중 70%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아팠던 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급성 질병 ▲위장 관계 질병 ▲식중독 또는 폐렴 일부 원인균 ▲상기도 감염 ▲바이러스(거대세포 바이러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 등에 걸린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말초신경을 공격한 것이기 때문에 이 질환은 자가면역질환이기도 하다. 다만,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달리 만성질환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길랑 바레 증후군은 아직 완치법이 없다. 환자들은 여러 치료를 시도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혈장분리교환술과 면역 글로불린 주사가 있다. 혈장분리교환술은 혈장 안 독소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길랑 바레 증후군의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2005년 영국 킹스칼리지대 연구팀은 혈장분리교환술을 한 길랑 바레 증후군 환자가 4주 내 신경 회복, 1년 내 근력 회복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면역 글로불린은 혈액의 백혈구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이다. 면역 글로불린 주사는 면역 조절에 도움을 줘,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할 때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이외에도 통증 감소를 위한 진통제, 호흡곤란을 줄이기 위한 인공호흡기 치료도 병행할 수 있다.



이미지

미국에서 사는 윌리엄 더걸은 길랑 바레 증후군을 앓았으며, 현재 휠체어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사진=미국 NBC
길랑 바레 증후군은 명확한 예방법이 없다. 다만, 평소 위생에 신경 쓰고 균 감염을 막으면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알려졌다. 길랑 바레 증후군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신경 손상이 심해져 여러 합병증에 걸릴 수 있다. 특히 자율 신경에 문제가 생겼다면 부정맥, 방광 기능 이상 등이 동반된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병원을 방문해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길랑 바레 증후군은 증상 정도에 따라 회복 속도가 다르다. 증상이 나타난 직후 치료를 시작한다면 3주 정도 지났을 때부터 증상이 완화한다. 이 경우, 건강한 사람과 같은 기대수명을 가진다. 하지만 환자 중 20%는 휠체어나 보행기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운동장애가 생기며, 최소 1년간 극심한 피로감을 겪는다. 5% 미만의 환자는 회복이 어려운 만성 신경병증(감각 상실·마비·통증 등)이 생겨 폐렴, 패혈증, 혈전 등으로 인해 사망한다. 길랑 바레 증후군은 연간 인구 10만 명당 0.8~1.8명 정도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국내에서 길랑 바레 증후군은 가수 하하(44)와 별(40)의 셋째 딸이 진단받으면서 국내 대중들에게 알려진 바 있다. 당시 셋째 딸의 투병 소식을 전하면서 별은 “길링 바레라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낯선 병명”이라며 “혼자서 제대로 서지도 걷지도 못할 만큼 아팠던 아이가 이젠 엄마 손을 놓고도 스스로 걷고 섭니다”라며 상태가 호전됐다고 전했다.


嶺뚮씭�섓옙占� �곌랬�� �좎럥�삼옙占�

�좎떬�낅츩�브퀗�h땻占� �좎럩裕놅옙��쇿뜝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