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질환

해수욕장의 불청객? 해파리, 식탁에 올릴 수 없을까

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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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최근 해수욕장들이 해파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후변화로 수온이 올라가면서 해파리들의 서식지가 확대됐기 때문. 해파리는 식재료로도 쓰인다는데, 상품화할 순 없는 걸까?

우리나라 연안에는 많은 종류의 해파리들이 출몰한다. 독성이 있는 것만 9종류로 노무라입깃해파리, 유령해파리, 커튼원양해파리, 야광원양해파리, 작은상자해파리 등이 있다. 이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노무라입깃해파리’다. 최대 길이가 2m, 무게는 150kg 달하는데다 개체수가 매우 많다. 이런 대형 해파리들은 그물 속에서 점액질을 분비하며 죽어가기 때문에 물고기의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등 어민 피해까지 유발한다.

해파리는 먹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숲뿌리해파리인데 식용이면서 주로 기수지역에 출몰하는 특성을 반영해 기수식용해파리로 이름이 바뀌기도 했다. 노무라입깃해파리 역시 촉수를 제거하면 식용이 가능하다. 지난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용 근거, 영양학적 자료, 안전성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노무라입깃해파리를 식품원료로 인정한 바 있다.

다만 제약이 많아 식용으로 상품화하는 게 어렵다는 게 주무 부처의 입장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기후환경연구부 관계자는 “노무라입깃해파리는 기수식용해파리와 비교했을 때 식감이 별로고 비린내가 나서 식용으로는 잘 안 쓰인다”며 “게다가 우리나라는 해파리를 염장하는 기술도 없고 워낙 무거워 처리하는 과정 힘들어 상품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해파리는 식용하려면 염장 과정을 거쳐야 한다. 독이 있는 촉수를 제거한 다음 소금과 명반을 발라 통에 담은 채 수분을 빼는 과정을 거쳐야 우리가 아는 해파리채가 된다. 이러한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하려면 사시사철 해파리가 수급돼야 하지만 우리나라 연안에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여름철에만 극성이다. 국내 유통되는 식용 해파리는 대부분 동남아에서 수입되는데 1년 내내 포탄해파리나 기수식용해파리 등과 같은 로필레마종이 넘치는 곳이다.

식용보다는 의약품으로서의 전망이 차라리 나은 편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지난해 6월,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유전체 정보에서 확인한 독 펩타이트 성분을 합성한 결과, 해당 성분이 각종 자가면역질환을 유발시키는 ‘칼륨 이온 채널’의 활성화를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를 밝혀낸 바 있다. 당시 기술원은 연구 결과가 해파리의 독성으로 자가면역질환을 개선하는 진통제 등의 소재를 개발하고 제품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 봤다.

한편, 해파리는 94~98%가 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외에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칼슘 등이 들어있다. 열량이 100g당 36kcal에 그치는데 포만감은 커서 다이어트식품으로 적합하다. 또 대장 대사를 촉진해 변비 완화에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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