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새 될래요" 중국에서 유행… 정신 건강 괜찮은 걸까?
이슬비 기자
입력 2024/08/06 09:00
"더 이상 공부하지 말고, 새가 되세요!" 중국 청년들이 팔과 몸통 위에 오버사이즈 티셔츠를 입고, 펜 대신 횃대를 움켜잡았다. SNS를 통해 '새 흉내'를 내는 게시글을 올리는 유행이 퍼지고 있다. 새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하면서다.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며 청년층의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자, 학업이나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표출하는 방법으로 해당 유행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청년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대졸자가 올해 상반기 405만 8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청년들의 정신 건강 상태는 괜찮은 걸까?
◇"자유로운 새가 되고 싶어요"
중국 청년 사이에서 새 흉내 유행이 퍼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대 학생 왕웨이한(20)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새는 하늘에서 자유롭고 목적 없이 날 수 있다"며 "모든 사람이 지닌 자유에 대한 욕망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중국 대학생 자오웨이샹(22)은 새 흉내를 낸 자신이 전봇대 위에 앉아 있는 것처럼 합성한 사진을 '공부는 그만하고 새가 되자'는 글과 함께 SNS에 올렸다. 자오웨이샹은 "교실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새가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것을 봤다"며 "새들의 자유가 부러워서 따라 하기로 했다"고 했다. 중국에서는 2021년부터 과도한 경쟁에 내몰린 청년들이 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뜻의 '탕핑' 풍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서은 교수는 "과열된 경쟁에 내몰려 정신적으로 소진이 되면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이 두려울 수 있다"며 "새 흉내는 그런 현실에 대한 소소한 시위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 회피 행동의 정당성이 확보되면서 힘을 얻을 수 있어 따라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자유로운 새가 되고 싶어요"
중국 청년 사이에서 새 흉내 유행이 퍼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대 학생 왕웨이한(20)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새는 하늘에서 자유롭고 목적 없이 날 수 있다"며 "모든 사람이 지닌 자유에 대한 욕망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중국 대학생 자오웨이샹(22)은 새 흉내를 낸 자신이 전봇대 위에 앉아 있는 것처럼 합성한 사진을 '공부는 그만하고 새가 되자'는 글과 함께 SNS에 올렸다. 자오웨이샹은 "교실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새가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것을 봤다"며 "새들의 자유가 부러워서 따라 하기로 했다"고 했다. 중국에서는 2021년부터 과도한 경쟁에 내몰린 청년들이 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뜻의 '탕핑' 풍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서은 교수는 "과열된 경쟁에 내몰려 정신적으로 소진이 되면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이 두려울 수 있다"며 "새 흉내는 그런 현실에 대한 소소한 시위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 회피 행동의 정당성이 확보되면서 힘을 얻을 수 있어 따라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본인 성장시킬 수 있는 이완법 찾아야
과도한 경쟁에 내몰린 청년들에게 새 흉내가 실제 해방감을 줄 수 있을까? 왕웨이한은 "우리 안에 갇혀서 주인이 준 횃대 하나에만 시간을 보내는 앵무새 같았다"고 해다. 자오웨이샹은 "날 수 없는 새가 횟대를 움켜쥐고 먼 곳만 바라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혹여 순간적인 해방감을 제공했다고 해도, 건전한 방법은 아니다. 조서은 교수는 "새 흉내는 성인이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퇴행적 방어 기제로 볼 수 있다"며 "공감대 형성 등으로 일시적인 시도는 괜찮지만, 길게 봤을 때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성숙한 방향으로 우울감을 해결하는 게 좋다"고 했다.
과긴장으로 우울감이 유발됐을 땐 감정을 그대로 분출하기보다 잠시 스트레스를 유발하지 않는 다른 활동을 하며 몸을 이완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람마다 효과적인 이완법은 다르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글쓰기, 그림, 명상, 운동, 다른 사람과의 대화, 봉사 등이 있다.
과도한 경쟁에 내몰린 청년들에게 새 흉내가 실제 해방감을 줄 수 있을까? 왕웨이한은 "우리 안에 갇혀서 주인이 준 횃대 하나에만 시간을 보내는 앵무새 같았다"고 해다. 자오웨이샹은 "날 수 없는 새가 횟대를 움켜쥐고 먼 곳만 바라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혹여 순간적인 해방감을 제공했다고 해도, 건전한 방법은 아니다. 조서은 교수는 "새 흉내는 성인이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퇴행적 방어 기제로 볼 수 있다"며 "공감대 형성 등으로 일시적인 시도는 괜찮지만, 길게 봤을 때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성숙한 방향으로 우울감을 해결하는 게 좋다"고 했다.
과긴장으로 우울감이 유발됐을 땐 감정을 그대로 분출하기보다 잠시 스트레스를 유발하지 않는 다른 활동을 하며 몸을 이완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람마다 효과적인 이완법은 다르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글쓰기, 그림, 명상, 운동, 다른 사람과의 대화, 봉사 등이 있다.
◇과긴장 만성화되면 우울로 발전
한편,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지속해서 예민하고 ▲화가 나고 ▲적응력이 떨어지고 ▲집중이 안 되고 ▲사회적 관계를 맺기 어렵고 ▲능력이 떨어지고 ▲고통스러운 기억이 계속 떠오르고 ▲재밌고 즐거운 상황엔 무감각하다가 조금이라도 불쾌한 상황에선 감수성이 크게 증가하는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본인이 과긴장 상태를 넘어 우울한 상태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우울한 기간이 2주를 넘어가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편,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지속해서 예민하고 ▲화가 나고 ▲적응력이 떨어지고 ▲집중이 안 되고 ▲사회적 관계를 맺기 어렵고 ▲능력이 떨어지고 ▲고통스러운 기억이 계속 떠오르고 ▲재밌고 즐거운 상황엔 무감각하다가 조금이라도 불쾌한 상황에선 감수성이 크게 증가하는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본인이 과긴장 상태를 넘어 우울한 상태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우울한 기간이 2주를 넘어가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