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의정 갈등 후 흉부외과 전공의 12명 남았다… “年 2만 건 수술 감당 못할 것”
오상훈 기자
입력 2024/07/29 22:00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가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의정 갈등 전 전국 107명이던 흉부외과 전공의 수는 현재 12명으로 크게 줄었다. 나머지 95명 중 75명은 사직 처리됐고 20명은 보류 상태로 사직 처리를 기다리는 중이다.
지역별로 보면 흉부외과 전공의 12명은 대전·충남에 5명, 서울과 경북·대구에 각각 2명 있다. 경기·인천, 경남·부산·울산, 전남·광주 등 세 지역에선 각각 1명이 남았다. 강원·충북·전북·제주에는 한명도 없다. 의정 갈등 전 수도권 흉부외과 전공의 수는 79명이었다.
학회는 신규 전문의 배출과 이를 통한 지역의료 활성화는 이미 붕괴됐다고 진단했다. 지역의 권역심혈관센터나 응급의료센터도 작동할 수 없게 됐으며 향후 몇 년간 전공의 사직의 파장은 매우 클 것이라는 입장이다. 흉부외과의 경우 이미 오랫동안 전문의의 희생을 바탕으로 전문의 중심 의료체계가 확립돼있긴 하나 신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으면 이마저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학회는 “수술 등 진료가 당분간은 유지될 수 있으나 신입 전문의 투입 불가로 그 지속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며 “전공의 12명으로는 연간 2만 건이 넘는 심장 수술과 폐암 수술을 완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회는 상급종합병원의 구조를 전문의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방침도 비판했다. 학회는 “신입 전문의 배출 없이 전문의 중심병원은 불가능하므로 전공의들이 다시 꿈을 꾸고 환자 옆에 있을 수 있는 여건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며 “이 상황을 방치하면 미래의 심장병·폐암 환자들의 희생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