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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과 세이지 테라퓨틱스의 본태성 떨림 치료제 후보물질 'SAGE-324'가 임상 2상에서 실패하면서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사진=바이오젠, 세이지 테라퓨틱스 제공
바이오젠과 세이지 테라퓨틱스가 신경계 질환인 본태성 떨림(ET)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2상 시험에서 실패하면서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다.

양사는 경구용 본태성 떨림 신약 후보물질 SAGE-324를 평가한 임상 2상 시험 'KINETIC 2' 시험의 주요 결과를 24일(현지시간) 밝혔다.

SAGE-324는 경구용 신경활성 스테로이드 GABAA 수용체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다. 바이오젠과 세이지는 2020년에 우울증·운동장애 치료제의 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글로벌 협력 계약을 체결했는데, SAGE-324는 계약에 포함된 2개의 약물 중 하나다. 또 하나의 약물은 '주르주배(성분명 주라놀론)'다. 양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주르주배를 산후 우울증과 주요우울장애 치료제로 적응증 추가 신청을 한 바 있다. 이에 FDA는 작년 8월 주르주배를 산후 우울증 치료제로 승인했으나, 주요우울장애로의 승인은 거부했다.

임상에서 SAGE-324는 종료 시점인 91일차까지 본태성 떨림의 중증도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떨어뜨리지 못했다. 안전성 면에서는 중추신경(CNS) 억제 치료 후 발생한 부작용이 용량에 따라 증가했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치료 후 이상반응은 졸림, 어지러움, 피로, 이상감각, 두통, 균형 장애였으나, 대부분 경증~중등도에 그쳤다.


이와 같은 임상 결과에 따라 세이지와 바이오젠은 본태성 떨림에 대한 SAGE-324의 개방표지 안전성 연구를 종료할 예정이며 본태성 떨림에 대한 SAGE-324의 추가 임상 개발을 수행하지 않기로 했다. 양사는 현재 SAGE-324가 본태성 떨림이 아닌 다른 적응증에서 다음 개발 단계로의 진출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

세이지 테라퓨틱스 로라 골트 최고의학책임자는 "지난 50년 동안 본태성 떨림의 약물 치료에서 별다른 혁신이 이뤄지지 못했으며, 이를 앓는 사람들은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골트 최고의학책임자는 "이번 임상 결과가 본태성 떨림에 대한 SAGE-324의 추가 개발을 뒷받침하지 못해 실망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젠 캐서린 도슨 치료개발부 총괄은 "실망스러운 연구 결과를 공유하게 돼 유감"이라면서도 "이번 연구 결과가 본태성 떨림에 대한 향후 잠재적인 연구와 치료 접근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본태성 떨림은 소뇌의 운동조절능력 저하로 인해 떨림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35세 이상에서 잘 발생하며, 가족 구성원들도 함께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손과 팔이 떨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머리, 목, 턱, 혀, 목소리 등으로 증상이 확대된다. 본태성 떨림은 반드시 치료할 필요는 없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신경외과 진단을 통해 교감신경을 안정시키는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