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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책을 오래 읽으면 두통이 생기고 글씨가 뒤죽박죽 섞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얼렌증후군'일 수 있다. 얼렌증후군은 난독증의 한 종류다. 시력 검사를 하면 이상이 없는데도, 글씨가 흐리거나 겹쳐 보인다. 얼렌증후군은 이러한 현상을 최초로 발견한 얼렌(Irlen) 박사의 이름을 딴 것으로, 미국에서는 인구의 12~14%가 앓고 있다.

얼렌증후군은 움직임·형태·위치 등을 파악하는 시신경 세포가 작거나 불완전해서 생기는 것으로 의료계는 추정한다. 시각적인 정보가 망막을 거쳐서 대뇌로 전달될 때 특정 빛의 파장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형광등이나 밝은 햇빛이 비칠 때 난독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고대안산병원 안과팀이 얼렌증후군 환자 11명과 얼렌증후군이 아닌 난독증 환자 5명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증상이 약간 달랐다. 얼렌증후군 환자는 문장이 겹쳐 보이거나(72%), 문장 줄이 바뀔 때 잘 찾지 못하고(46%), 책을 오래 볼 때 눈 통증을 느끼거나 흐려 보이는(27%) 증상이 많았다. 난독증 환자는 오래 볼 때 흐릿해지고(100%), 읽은 곳​을 또 읽고(60%), 눈이 피로해지는(40%) 증상을 호소했다.


아이가 또래에 비해 책 읽는 속도가 느리거나 글자를 읽을 때 눈이 아프다고 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안과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큰 병원 안과에서는 읽기·쓰기 속도 및 시각적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정도를 측정해 얼렌증후군 여부를 진단한다.

색조 렌즈 안경을 착용하면 글자를 쉽게 읽을 수 있다. 얼렌증후군 환자 25명에게 색조 렌즈 안경을 쓰게 한 뒤, 글자를 읽는 속도와 만족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읽기 속도가 안경 착용 전 분당 82.72글자에서 안경 착용 후 101.84글자로 늘었고, 환자들이 "읽기가 편하다"고 만족한 정도는 4.08점(5점 척도)이었다. 색조 렌즈 안경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특정 빛의 파장을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색의 렌즈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