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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어지럼증은 크게 ‘생리적 어지럼증’과 ‘병 적어지럼증’으로 나눌 수 있다. 생리적 어지럼증은 특별한 원인 질환이 존재하지 않는다. 단순히 피곤하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멀미를 하는 등 감각기관에 과도한 자극을 받는 것만으로도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보통 휴식만 취해도 증상이 나아진다.

병적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귀 질환이다. 귀가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귀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은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이 대표적인데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의 차이에 대해 알아봤다.

◇떨어져 나온 이석, 자세 따라 움직여 어지럼증 유발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질환이다. 먼저 이석증은 귓속 이석기관에 존재하는 칼슘으로 만들어진 이석이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에 들어가 신경을 자극하는 질환이다. 머리를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꿀 때 이석도 움직이면서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증상은 대부분 아주 짧고 몸의 움직임을 멈추면 어지럼증도 없어지게 된다. 이석은 달팽이관 쪽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난청, 이명, 이충만감과 같은 청각학적 문제는 유발하지 않는다.

이석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성별, 연령 등으로 원인을 유추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석증 환자의 약 48%가 중년 이상(50세 이상)의 여성이었다. 이석이 칼슘 덩어리이기 때문에 이석증은 비타민D 부족이나 골다공증과 같은 질병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는 “추가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에도 이석이 떨어질 수 있다”며 “그밖에는 바이러스 감염도 원인 중 하나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증은 이석을 신경을 자극하지 않는 ‘난형낭’이라는 곳으로 빼는, 즉 위치를 옮기는 ‘치환술’로 치료한다. 치환술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이석의 위치 확인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세반고리관을 흥분시켜 눈동자의 움직임 신호를 읽는 안진 검사 등으로 이석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확인한다. 치환술을 받은 환자의 약 95%는 증상이 호전되지만 드물게 세반고리관 폐쇄술 등을 통해 이석이 신경에 닿지 않도록 만드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메니에르병, 청각 이상 동반한 어지럼증 발생

메니에르병은 귓속 달팽이관과 세반고리관에 있는 내임파액이 여러 이유로 늘어나 귓속의 압력이 높아져서 발생한다. 변재용 교수는 “메니에르병은 난청, 이명과 같은 청각학적 증상도 동반한다”며 “이석증과 달리 귓속 압력의 증가로 생긴 병이어서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난청, 이명 등을 동반한 어지럼증은 20분 이상 이어지는데 심하면 3~4시간까지 지속될 수 있다.

메니에르병 역시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석증처럼 여성 환자가 많은 것으로 보고되는데 자가면역 질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메니에르병을 더 주의해야 하는데 더운 날씨에는 내임파액이 상대적으로 늘어나 메니에르병 유병률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다. 메니에르병의 발생 원인과 관련된 연구는 지금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메니에르병은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완치는 어렵다. 대신 내임파액의 양을 줄여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이뇨제로 내임파액을 조절하며 염분섭취(하루1.5g 이하)를 제한하는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편두통 등과의 연관성도 꾸준히 제시되고 있어 규칙적인 식습관과 수면습관을 유지하고 과로나 스트레스 관리도 필요하다.

◇이석증은 야외활동 권장, 메니에르병은 ‘CATS’ 조심

이석증과 메니에르병 두 질환 모두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적당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은 필수적이다. 특히 이석증 환자들은 언제 생길지 모르는 어지럼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야외활동을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햇빛을 통해 비타민D를 체내에 흡수시키면 재발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재용 교수는 “메니에르병 환자에게는 ‘CATS’를 조심하라고 이야기하는데, 카페인(Caffeine), 술(Alcohol), 담배(Tobacco), 소금과 스트레스(Salt & Stress)를 멀리하면 메니에르병의 위험성에서도 멀어질 수 있다”며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증상에 대한 판단은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정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