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질환

변덕부리는 아빠, 난폭해진 엄마… ‘치매’ 의심해야 할까?

신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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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잘 내고 난폭한 성격, 무관심한 성격, 불안과 변덕이 심한 성격으로 바뀌었다면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매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올라가고, 국내 치매 인구도 증가하고 있어 치매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5세 이상 946만 명 중 98만 명이 치매인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의 증상은 기억력 저하, 방향 감각 상실, 언어 구사력 저하 등이 있다. 특히 성격 변화가 두드러지는 경우도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까?

◇무관심한 성격

이전과 달리 무관심한 정도가 심해진다면,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 공동 연구팀은 뇌소형혈관질환(뇌 백질에 퍼진 소혈관들이 손상된 질환)을 앓는 45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뇌소형혈관질환은 뇌 조직의 일부인 '백질'에 꼬불꼬불하게 퍼져있는 소혈관들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혈관성치매와 뇌졸중의 주요 원인으로 노인 3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연구 결과, 450명 중 치매에 걸린 사람들은 모두 무관심 정도가 높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도가 심해졌다. 연구팀은 뇌혈관질환이 뇌 기능을 손상시켜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데, 이때 인지 능력이 떨어지고 무관심 정도가 심해진다고 분석했다. 연구 저자 조나단 타이 박사는 "뇌 질환 환자가 갑자기 무관심해지면 병원에서 검사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불안, 변덕이 심한 성격


변덕스럽고 불안한 성격은 인기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은 노인 1375명을 대상으로 성격과 인지 기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불안·걱정·변덕이 심한 노인은 인지 기능이 낮았고, 동기·성취도·활동성이 높은 노인은 인지 기능이 높았다. 실제 나이가 들면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뇌에 베타아마밀로이드가 쌓인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치매의 원인인 독성 단백질로,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인다. 특히 활동적인 노인은 뇌 기능을 회복하는 능력이 뛰어난 반면 부정적인 성격의 노인은 회복 능력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치매 예방을 위해선 걱정과 불안을 줄이고,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화를 잘 내고 난폭한 성격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는 충동 조절을 못 해 폭력성을 보이기도 한다. 기억력을 담당하는 측두엽부터 이상이 생기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달리 충동을 억제하는 전두엽이 손상됐기 때문이다. 보통 전두측두엽 치매에 걸리면 기본적인 사회 예의범절, 상식 등이 없어진다. 특히 화를 잘 내고, 한 가지 행동에 집착한다. 발병 나이대가 약 45~65세이고, 보통 50대 말에 생길 정도로 어린 편이며, 전체 치매의 약 2~5%를 차지한다(대한치매학회 자료). 중기 이상으로 진행되면 기억력 저하 등 다른 인지 기능 장애가 나타난다. 이후에는 대소변을 아무 데나 보고, 의미 없는 웃음이 늘고, 식욕이 늘어나 통제가 안 돼 살이 찌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다른 정신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이상한 행동이 나타날 때 정신병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한편, 치매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예방할 수 있는 건강한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술은 무조건 피하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게 노년기 뇌와 몸 건강에도 좋다. 인지 기능 향상 활동에는 환자가 재미를 느껴야 하는 만큼 주변에서 호응해주는 게 좋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외운다면 거기서 그치기보다는 그 내용을 일상에서 활용하거나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게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사회적 자극이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누워 지내는 습관은 인지 저하를 유발한다.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 꾸준히 걷기 운동을 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