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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초저녁’ 산책 위험해요… 이유는?[멍멍냥냥]

이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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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초저녁 산책도 반려견의 일사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클립아트코리아
낮의 더위를 피해 늦은 오후나 초저녁에 산책을 나서는 반려인이라면 조심하자. 일사병으로 병원을 찾는 개들은 한낮보다 초저녁 무렵이 많다고 한다. 낮 동안 달아오른 지열 때문이다.

일사병은 몸에 들어온 열을 배출하지 못해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병이다. 오래가면 여러 장기가 손상돼 사망에 이를 수 있지만, 보호자가 조금만 신경쓰면 쉽게 예방된다.

체온이 높다고 무조건 일사병은 아니다. 개의 정상체온은 섭씨 38~39도로 원래 사람보다 높다. 일사병은 40도 이상의 고열을 동반하며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를 말한다. 헐떡이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개가 흥분해서 헐떡일 때와 달리 열이 높아 헐떡일 땐 의식이 거의 없고 침을 많이 흘린다. 심장이 빠르고 약하게 뛰며, 쇼크가 오기도 한다. 잇몸이 창백해지는 때도 있는데,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는 신호다.

개의 체온이 39.5도를 약간 웃돌면 미열이 있는 상태다. 일단 가정에서 경과를 지켜봐도 된다. 그러나 40도에 이르면 동물병원에 데려가 치료받아야 한다. 40.5도 이상일 땐 고열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일사병은 보통 외부에서 산책하다가 생기므로 보호자로서는 반려견의 열을 재기가 어려울 수 있다. 세심하게 관찰하다가 작은 이상 신호라도 보이면 바로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일사병은 혈액을 찐득찐득하게 함으로써 혈전을 유발한다. 혈전이 생겨 혈액순환이 저하되면 간, 콩팥 등 중요한 장기의 기능이 떨어진다. 며칠간 집중치료를 받으며 회복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호전되는 듯했다가 다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노견은 증상이 금방 나타나 보호자가 알아차리기 쉽다. 그러나 어린 개는 장기가 건강한 상태라 증상이 늦게 나타난다. 적어도 3~4일은 치료하며 장기가 손상되지 않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열이 떨어졌다고 바로 퇴원했다가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다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다.

시츄나 페키니즈, 퍼그, 불독 같은 단두종(머리가 납작하고 코가 짧은 품종)이 일사병에 취약하다. 열 민감도가 높아 조금만 열을 받아도 체온이 급격히 오른다. 비만인 개도 조심해야 한다. 비만인 개는 살이 쪄서 기도가 눌린 상태다. 땀샘이 없어 열을 발산할 수 있는 신체 부위가 입뿐이다. 호흡이 원활하지 않은데, 몸속 열을 방출하려 호흡을 빨리하다가 오히려 열이 더 올라 문제가 생긴다.

산책은 밤에 하는 게 좋다. 해가 막 떨어진 초저녁도 위험할 수 있다. 개의 몸은 사람보다 훨씬 지면에 가까이 붙어 있다. 낮에 달아오른 지열이 미처 식지 않은 상태에서 산책하면 개는 그 열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사병이 의심되면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응급처치할 수 있다. 첫째는 수액을 놓아 열을 식히는 것이다. 쇼크가 오면 수액을 많이, 빨리 투여해야 한다. 털을 완전히 밀고 냉기가 있는 물수건으로 몸을 덮어주는 것도 도움된다. 너무 차가운 수건은 피하고, 수건을 자주 갈아준다. 털이 있으면 피부에 수건이 직접 닿지 않아 별 소용이 없으니 털을 밀고 물수건을 덮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