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질환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 약 적게 사용해도 효과적
전종보 기자
입력 2024/05/08 11:32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자궁절제술이지만, 임신을 원하는 여성은 호르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호르몬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자궁 내 삽입 시스템 등이 있다. 이 중 약물치료는 아직 최적 용량에 대한 지침이 확립되지 않아 다양한 용량이 사용되고 있다. 다만 저용량의 경우 치료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고용량 또한 혈전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제기돼왔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김남경 교수팀은 표준 치료 방법을 정립하기 위해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 환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치료 전략을 비교하는 대규모 후향적 연구를 실시했다. 국내 산부인과 종양 임상연구 네트워크인 대한부인종양연구회의 연구계획 승인을 받아 2011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국내 5개 기관에서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으로 호르몬 치료를 받은 124명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했다.
연구 결과, 저용량과 고용량 약물치료간 치료 효과는 차이가 없었으며 모두 부작용이 매우 적었다. 종양이 사라진 후 임신을 시도할 때까지 저용량 약물이나 자궁 내 시스템을 사용해 유지치료하는 것이 재발률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동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 환자에 대한 표준화된 치료 지침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은 자궁내막암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므로 전문가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양이 사라진 후에도 임신을 시도할 때까지 유지치료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부인암학회지 ‘Gynecologic Onc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