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게임 부작용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전 세계 ‘10명’ 뿐인 희귀병?

임민영 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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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하워드(9)는 지난 2020년부터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앓았다./사진=더 미러
영국 9살 남자아이가 전 세계 10명만 걸린 질환을 앓게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더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윌리엄 하워드(9)는 지난 2020년부터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앓았다. 당시 윌리엄은 오른쪽 다리에 경련이 발생했지만, 그의 부모님은 컴퓨터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나타난 증상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증상은 급격히 악화했고 발작을 일으키자, 곧바로 병원을 방문했다. 검사 결과, 윌리엄은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진단받았다. 의료진은 “윌리엄이 겪고 있는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DNM1L 유전자’가 변이돼 나타나는 질환인데, 전 세계 10명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후 윌리엄은 한쪽 눈씩 시력을 잃었고, 스스로 음식을 먹거나 마시지 못하는 등 신체 기관들도 점점 기능이 떨어졌다. 윌리엄의 어머니인 미헬라는 “병원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며 “하루하루가 윌리엄에게는 ‘하루를 더 살 수 있다’는 가치를 가진다”고 말했다. 그리고 “매일 아침 윌리엄의 상태를 보고,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게 삶의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이 질환은 발작 한 번에도 사망 위험이 있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은 작년 12월에도 56분 7초에 걸친 발작을 일으켰다. 미헬라는 “다행히 고비를 넘겼지만,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른다”며 “지금까지 발작이 13번 일어났는데, 매번 이겨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윌리엄이 진단받은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미토콘드리아의 여러 대사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미토콘드리아는 몸속으로 들어온 음식물을 통해 에너지원을 합성해서 생명을 유지시킨다. 미토콘드리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근육 ▲뇌 ▲시력 ▲신경계 ▲신장 ▲심장 등 신체 곳곳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에 따라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나며, 증상의 정도도 다르다. 환자 대부분은 성장 속도가 느리거나 근육통을 겪고, 시력이나 청력이 떨어진다. 증상이 심할 경우 잦은 구토나 편두통, 호흡곤란, 발작 등이 나타난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 윌리엄이 앓고 있는 유형은 DNM1L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발병한다. DNM1L 유전자는 DRP1이라는 핵심 단백질과 관련이 있는데, 이 단백질은 기능을 잃은 세포를 제거한다. 그런데, DNM1L 변이가 있으면 제때 기능을 상실한 세포를 없애지 못해 암세포나 다른 세포로 변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 DNM1L 변이로 인해 미토콘드리아의 이상을 겪는 환자들은 주로 운동 장애나 신경계 이상이 나타난다. 이 유형은 현재 전 세계 10명이 진단받았다고 알려졌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아직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다. 따라서 환자들은 항산화제나 비타민 등을 복용해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예방할 수 없지만, 만약 가족력이 있다면 미리 검진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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