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약 먹었다가 간 상했다? '이런 이유' 때문

신은진 기자 | 참고자료=약학정보원 팜리뷰,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 '약인성 간손상'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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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약, 건강기능식품 복용은 약인성 간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약을 잘못 복용했다가 간이 상해 큰 고생을 했다는 사례가 종종 보인다. 약 때문에 생긴 간 손상을 '약인성 간손상'이라고 하는데, 이는 만성 또는 급성 간부전으로 진행해 간 이식이 필요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약인성 간손상은 왜 생기는 걸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치료법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약물 농축·대사하는 간, 약물 손상의 표적
약인성 간손상은 간 특유의 역할 때문에 생긴다. 간은 대부분의 약물을 농축하고 대사하는 역할을 해, 약물에 의한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장기다.

약인성 간손상은 크게 내인성(intrinsic)과 특이반응성(idiosyncratic)으로 구분한다. 내인성 약인성 간손상은 일반적으로 약물 용량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노출 후 몇 시간~며칠 이내에 간독성이 시작되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내인성 약인성 간손상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약물은 해열진통제로 많이 사용되는 아세트아미노펜이다. 그 외에 아미오다론, 발프로산, 스타인 등도 주요 원인 약물이다.

특이반응성 약인성 간손상은 발병 기간이 수 주~수개월에 이르는 등 잠복기가 다양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1만명 중 1명 정도에서 관찰될 정도로 드물다. 다만 약물 중단 후 자연 회복되는 경우부터 간 이식이 필요하거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급성 간부전까지 중증도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약물 용량과의 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최근 연구를 보면, 문제 약물을 하루 50~100mg 이상 복용하는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이반응성 약인성 간손상의 경우, '간세포성', '담즙정체성', '혼합성'으로 또다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 간세포성은 간세포 괴사가 특징적이며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


담즙정체성은 비정상적인 담즙 분비에 의한 담즙정체, 간 실질의 손상을 수분하는 담즙정체, 담과 손상 또는 담관염을 동반한 담즙정체 등으로도 나타난다.

혼합성은 간세포성과 담즙정체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사례이나 예후는 가장 좋다.

그 외에도 지방간염, 신생물 및 혈관염의 변종 등 다른 형태의 약인성 간손상도 있다. 약물이나 대사물의 직접적인 독성과 면역이 서로 영향을 미쳐 발생하기도 한다.

◇원인 약물 즉각 중단해야 치료… 무분별한 약·건기식 섭취는 금물
약인성 간손상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문제를 일으킨 약물의 즉각 중단이다. 대부분은, 원인 약물 중단 후 수 일~ 수 주 내에 자연회복 된다. 추가 치료도 필요 없다. 예를 들어, 아세트아미노펜 유발성 급성 간부전은 약 65%가 약 중단만으로도 자연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약물 중단 후에도 간 기능 회복이 지연되거나 악화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한편, 약인성 간손상이 발생하면 식욕부진, 오심과 구토, 피로감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나고 경우에 따라 관절 통증, 피부 발진 등이 생긴다. 병이 진행하면 경우에는 복수, 간성뇌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약인성 간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선 건강기능식품, 일반의약품 등을 무분별하게 복용해선 안 된다.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한 후 자신에게 맞는 성분을 적정 용량만 섭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