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아프지만 수술 불필요한 관절염…'무릎 골수세포 주사'로 항염증·연골 강화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헬스 특진실_부산힘찬병원 복지부 승인 신의료기술, 골수세포 주사치료 환자 골수혈액에서 뽑은 농축물 무릎에 주입 중기 무릎 관절염 대상, 항염증·연골 강화 효과 주사 맞은 후에도 운동 등 꾸준히 노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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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힘찬병원 김태균 병원장이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를 실시하고 있다. /부산힘찬병원 제공
무릎 관절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무릎관절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308만 명으로 2012년 245만 명보다 25.8% 늘었다. 보통 초기나 중기 무릎 관절염 환자들은 약물이나 물리 치료 등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 관절강 주사를 맞는다. 다만 주사를 맞아도 통증이 줄지 않는 환자들이 많았다. 지난해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가 신의료기술로 고시되면서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선택지가 생겼다.

골수 농축물 관절에 주입, 지난해 신의료기술 고시

관절염이 얼마나 심한지는 관절 사이의 간격으로 평가한다. 간격이 좁으면 좁을수록 그 사이를 메우던 연골이 닳았다는 걸 뜻하기 때문. 관련 지표로는 엑스레이로 감별하는 'KL grade'와 내시경 및 MRI로 감별하는 'ICRS grade'가 있다. 두 지표 모두 0~4등급으로 나뉘는데 암의 병기처럼 높을수록 좋지 않다.


과거에는 약물과 수술이 필요한 단계 사이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엔 관절강 주사제 성분들이 많아져서 관절염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어졌다. 최근에는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가 주목받고 있다. 부산힘찬병원 관절클리닉 김종빈 원장은 "흔히 '비맥 주사', '세포 주사' 등으로 부르는데 환자의 골수에서 줄기세포 등이 들어있는 농축물을 추출해 관절에 주사하는 치료법으로 요즘 환자들한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치료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이미 2012년에 신의료기술로 고시돼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한 다음 관절경 수술을 통해 연골에 직접 이식하는 방법만 인정됐다. 허가 조건도 2∼10㎝의 연골이 결손된 15∼50세 환자 등 까다로워 고령의 관절염 환자에겐 적용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 7월부터 골수에서 추출한 농축물을 주사하는 방식이 모든 연령대의 2∼3기 무릎관절염 환자에게도 안전하고 효과 있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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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힘찬병원 관절클리닉 의료진들이 골수 추출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남희승 원장, 김태균 병원장, 송의섭, 김종빈, 김정호 원장.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통증 완화에 연골 강화 효과 기대

세포 주사는 부분 마취한 환자의 골반뼈(장골능)에서 골수혈액을 60㏄ 뽑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런 다음 원심분리기를 사용해 혈장, 줄기세포, 적혈구, 백혈구 등으로 층을 나눈다. 여기서 다량의 줄기세포와 성장인자를 포함한 골수 농축물을 약 3㏄ 추출해 환자의 관절 내에 주사한다.

골수 농축물의 관절염 치료 원리는 항염증 효과와 연골 강화다. 골수는 세포를 만드는 기관이다. 여기서 추출한 골수 농축물에는 세포에서 분비하는 여러 가지 단백질이나 성장 인자들이 포함돼 있다. 이걸 관절 내에 주입하면 환경이 개선되고 염증 반응이 줄어들어 통증이 완화한다. 이러한 효과는 1∼2년 지속된다.

골수 농축물의 성분들이 연골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실제 세포 주사를 맞은 환자 12명의 경골 연골 두께가 평균 2.15㎜에서 2.38㎜로, 대퇴골 연골 두께는 평균 2.16㎜에서 2.5㎜로 두꺼워졌다는 연구 결과가 SCI(E)급 저널에 실린 바 있다. 부산힘찬병원 관절클리닉 송희섭 원장은 "세포 주사를 맞으면 연골이 최대 15%정도 두꺼워지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10∼20대 때처럼 완전히 복구되는 건 아니지만 연골을 보완해서 덜 깎여나가거나 더 오래 버틸 수 있게 하는 정도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축물 성분 손실 줄이려 장비 도입

국내에서는 힘찬병원이 세포 주사를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신의료기술 통과 후 부산힘찬병원은 3월 중순 기준 400여 건의 세포 주사 시술을 진행했다. 재단 산하 힘찬병원 모두를 합치면 2000건에 이른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세포 주사 치료를 받은 2∼3기 관절염 환자 100명(평균 연령 63세)을 분석한 결과, 시술 3개월 후 슬관절 점수는 15.2%, 관절의 기능이 23.2%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 주사는 환자 본인의 골수에서 채취한 농축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작용과 합병증 위험이 매우 낮다. 다만 효과를 잘 보려면 성분의 손실을 줄여야 한다. 부산힘찬병원은 환자로부터 채취한 골수혈액을 원심분리기로 분리한 다음, 사람의 손이 아닌 특허받은 분리기를 사용한다. 손으로 추출하게 되면 추출하는 사람에 따라 줄기세포 등의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계를 이용하면 안정적으로 다량의 줄기세포와 성장인자가 포함된 골수 농축물을 추출할 수 있다. 또 농축물 속 줄기세포와 성장인자들의 움직임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액티베이터(Activator)라는 특허 받은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활성도가 높아질수록 골수 농축물의 관절 내 환경 개선 효과도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힘찬병원 김태균 병원장(정형외과)은 "중기 관절염에서는 항염증 작용으로 통증을 감소시키고 연골을 강화하는 세포 주사가 효과적일 수 있다"며 "그러나 시술 후 근육 운동을 안 하고 살이 찌는 등 관리를 안 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도 노력해야 인공관절수술까지 가지 않고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