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질환

젖소랑 접촉했다 조류독감 감염… 어떻게 이런 일이?

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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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통신
미국 텍사스주에서 젖소와 접촉했다가 조류인플루엔자(조류독감)에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에서 능숙하게 복제되지 못한다. 그러나 감염된 포유류와 접촉했을 때 매우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전파되면서 사람도 감염될 수 있다. 2020년부터 전세계에서 개, 고양이, 스컹크, 곰, 물개, 돌고래 등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례가 보고돼 학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번 사례는 미국에서 사람이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두 번째 보고다. 지난주 텍사스와 캔자스 등의 주에서 야생 조류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들의 조류독감 감염 사태가 있었는데 바이러스가 이들 소에게서 사람에게로 옮아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첫 감염은 2022년, 콜로라도 교도소의 한 수감자에게서 발생했는데 감염된 가금류가 원인이었지 소를 매개체로 하지는 않았다.

CDC는 “환자는 눈의 충혈이 유일한 증상으로 보고됐다”면서 “현재는 격리돼 항바이러스제로 치료받고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환자에게서 확인된 바이러스는 조류인플루엔자 H5N1 계통이다.


아울러 CDC 현재 조류인플루엔자 H5N1에 감염되는 포유류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아직은 인간에게 더 쉽게 전염될 수 있는 단계로 바이러스가 진화했다고 보지는 않았다. 미국수의학협회(AVMA)에 따르면 최근 젖소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되기 전에 지난 3월 초 미네소타에서는 어린 염소들 사이에서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지난 2월 캄보디아에서 9세 소년이 조류인플루엔자로 사망했으며, 앞서 2023년 캄보디아에서 3명의 사망자가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2003~2014년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된 사람은 총 56명이며, 이 중 37명이 사망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21세기 들어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900건에 가깝고 그 가운데 약 절반이 사망했다. 환자의 상태가 원래 좋지 않았거나 의료 시설이 열악해 제대로 처치가 되지 않으면 인간도 조류인플루엔자로 사망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조류인플루엔자는 다음 팬데믹을 유발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지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팬데믹으로 번질 수 있다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통제가 어려워서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중국, 유럽, 미국, 러시아 등을 옮겨 다니는 철새를 따라 빠르게 널리 확산할 수 있는데다가, 분변, 공기 중 부유물 등으로도 전파될 수 있다. 감염된 닭 분변 1g에만 10만~100만 마리의 닭을 감염시킬 수 있는 고농도 바이러스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통제가 잘 안 될수록 바이러스의 전파는 물론, 변이 가능성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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