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평생 ‘휘파람 부는 얼굴’로 살아야 한다… ‘프리먼 쉘던 증후군’ [세상에 이런 병이?]

임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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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먼 쉘던 증후군은 지난 2019년 미국에서 사는 한 여성의 사연이 공개되며 주목받았다./사진=멜리사 블레이크 SNS
세상에는 무수한 병이 있고, 심지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질환들도 있다. 어떤 질환은 전 세계 환자 수가 100명도 안 될 정도로 희귀하다. 헬스조선은 매주 한 편씩 [세상에 이런 병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믿기 힘들지만 실재하는 질환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가만히 있는데도 휘파람을 부는 듯한 표정을 짓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프리먼 쉘던 증후군(Freeman-Sheldon Syndrome)’을 앓는 사람들이다. 아직 원인도, 치료법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이 희귀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프리먼 쉘던 증후군은 안면 근육이 수축하면서 얼굴에 기형이 나타나는 선천적인 희귀질환이다. 프리먼 쉘던 증후군을 앓는 환자들은 모두 입이 매우 작고, 입술이 눌려서 휘파람을 부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증상 때문에 이 질환은 ‘휘파람 얼굴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환자들은 미간이 남들보다 멀거나 사시가 있기도 하다. 코 길이가 짧고 인중이 긴 모습도 보인다. 치아가 서로 모여있거나 턱 발달이 안돼 침을 흘리는 환자도 있다. 환자에 따라 손이나 발 등에 증상이 나타날 때도 있다. 증상은 양손이나 양발에 나타나기도, 한쪽에만 생기기도 한다. 손가락이 영구적으로 손바닥 쪽이나 손등 쪽으로 굴곡진 모습이 많이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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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먼 쉘던 증후군을 앓는 환자들은 모두 입이 매우 작고, 입술이 눌려서 휘파람을 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손이나 발 등에 변형이 나타날 때도 있다​.​/사진=Case Reports in Anesthesiology​, APSP Journal of Case Reports
프리먼 쉘던 증후군은 현재까지 약 100~200건 정도 보고돼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전문가들은 17번 염색체의 단완(동원체를 중심으로 짧은 부위)에서 변이가 일어나 발병했다고 추측했다. 유전자 변이로 인해 미오신-3(myosin-3)이라는 단백질이 부족해지면 배아 시기에 근육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근육 긴장과 이완을 담당하는 기능이 떨어지면서 프리먼 쉘던 증후군이 발생한다. 프리먼 쉘던 증후군은 대부분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된다.

프리먼 쉘던 증후군은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서 완치법도 없다. 환자들은 자신이 겪는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주로 받는다. 근육 이상 때문에 언어 장애를 겪는다면 언어 치료를 통해 발음을 교정할 수 있다. 손이나 발 등이 변형됐다면 물리 치료 등을 시도할 수 있다. 손의 변형은 영유아기에 치료해야 가장 효과가 있다. 얼굴 변형이 심한 경우 환자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재건 수술을 받아 안면 근육과 뼈를 교정하기도 한다. 이 질환은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병해서 예방할 수 없다. 다만, 최근에는 프리먼 쉘던 증후군이 유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체외 수정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프리먼 쉘던 증후군은 지난 2019년 미국에서 사는 한 여성의 사연이 공개되며 주목받았다. 미국 일리노이 주(州)에서 기자로 일하는 멜리사 블레이크는 선천적으로 이 질환을 앓았다. 미국 대선에 대한 사설을 쓴 뒤, 그는 “블롭피쉬를 닮았다” “너무 못생겼으니 SNS에 자기 사진을 올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등의 악플에 시달렸다. 블레이크는 이에 대해 자신의 사진을 매일 찍어 올리는 방법으로 대응했다. 그리고 “이 질환으로 인해 사람들과 다른 외모를 가졌다는 것은 평생에 걸쳐 인지해온 사실”이라며 “사람들이 집착하는 ‘사회적으로 규정된 아름다움’은 나를 가치 없는 사람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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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먼 쉘던 증후군은 지난 2019년 미국에서 사는 한 여성의 사연이 공개되며 주목받았다./사진=멜리사 블레이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