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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젊은 오빠’ 임하룡, 건강 비결 대공개… ‘이것’ 만큼 절대 안 하고 살았다 [셀럽人터뷰]

이아라 기자

50대부터 담배 끊고, 술도 안 해
멀더라도 대중교통 타며 몸 움직여
제2의 직업 ‘화가’로 도전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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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겸 배우 임하룡/사진=임하룡 제공
‘영원한 젊은 오빠’로 유명한 임하룡(71)은 지난 1981년 KBS 예능 프로그램 ‘즐거운 토요일’에서 개그맨으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해 배우, 화가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 개그맨 최초로 연예대상을 2회나 거머쥔 임하룡은 도전의 아이콘으로도 꼽힌다. 최근 시청률 11%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종영한 KBS 일일 드라마 ‘우당탕탕 패밀리’에서도 열연을 선보였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활발히 활동 중인 원로 개그맨 겸 배우 임하룡을 직접 만나 그의 인생과 건강 비결에 대해 물었다.

-드라마 ‘우당탕탕 패밀리’ 촬영 힘들진 않았나, 종영 후 근황은?

대사 암기 같은 경우 옛날에는 혼자 해도 잘 외워졌는데, 요즘은 조금 힘들다. 일찍 가서 상대역이랑 연습한다. 아무래도 상대역과 같이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외워지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 건망증처럼 깜빡하고 생각이 안날 때가 많다. 특히 요즘에는 스마트 기기가 발달해서 다 휴대전화에 저장해두다 보니까 옛날보다 암기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휴대전화 사용이 늘어나다 보니까 시력도 안 좋아지고 있는 게 느껴진다. 종영 이후 바로 들어가는 드라마 작품은 아직 없고, 연극 쪽 대본이 와서 검토 중에 있다. 내가 직접 그린 미술 작품 전시회도 열심히 준비 중이다.

-요즘 건강은 어떤가?


물론 기본적으로 고혈압이랑 고지혈증 약은 복용하고 있다. 혈당은 다행히도 없다. 남자한테 좋다는 전립선약 등 이것저것 조금씩 챙겨 먹고 있다. 제일 힘든 게 눈이 뿌얘지는 거다. 혈액순환이 잘 안 돼서 그런지 의자 없는 좌식 식당은 조금 힘들다. 옛날에는 빨리 일어났는데 요즘은 벽을 잡고 일어나야 하는 나이가 됐다(웃음). 나이를 먹으니까 건강에 신경을 안 쓸 수 없는 것 같다. 어느 부분이든 다 노화가 오는 것 같다. 눈이랑 관절이 특히 조금씩 마모돼 가는 게 느껴져서 신경이 쓰인다.

-건강 위해 지키는 철칙이 있나?

술이나 담배를 하지 않는다. 특히 담배는 50대에 아예 끊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힘들어도 무조건 안 피워야 한다. 영화 ‘맨발의 기봉이(2006년)’에서 이장님 역할할 때 담배 피우는 장면이 나왔는데, 그때도 금연초로 피우면서 고비를 넘겼다. 술도 거의 안 한다. 회식해도 입만 살짝 대는 정도다. 옛날에 20대 중후반에 B형 간염으로 굉장히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간이 안 좋은데 계속해서 술을 마셨으면 위험했을 수도 있다. 다행히 술을 안 마셔서 간 건강이 잘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요즘은 뱃살을 빼려고 노력 중인데 잘 안 빠진다. 또 뱃살을 너무 빼면 주름이 생겨서 적당히 빼야 하는데, 그걸 조절하는 게 어렵다. 그래도 건강을 위해 빼야 할 것 같아서 식습관을 바꿔보기도 했다. 예전에 비해 먹는 양을 많이 줄였고, 탄수화물도 기존의 3분의 2 정도만 먹고 있다. 아침 공복엔 사과 하나를 꼭 먹는다. 그러면 포만감이 들어서 이후 덜 먹게 되는 것 같다. 점심도 많이 건너뛰고 저녁을 일찍 먹는데도 뱃살은 잘 빠지진 않는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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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겸 배우 임하룡/사진=임하룡 제공
-과거 한 인터뷰에서 ‘영원한 젊은 오빠’가 되고 싶다는 말이 화제가 됐다.

말한 대로 젊은 오빠처럼 살아야 하는데 사실 쉽지 않다. 근데 이 말을 지키기 위해 요즘은 무조건 걸어다닌다. 예전에는 기사 분이 따로 있어서 차를 타고 다녔는데, 이젠 멀더라도 되도록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까 사람들이 잘 알아보지 못한다. 눈이 워낙 사납게 생기기도 해서(웃음). 요즘은 폰 하느라 남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가끔 알아봐도 웃거나 목례 정도 한다.

-연예계 활동을 오래 하면서 정신적으로 힘들기도 했을 것 같다. 어떻게 극복했나?
옛날에는 프로그램 하나 없어지면 안달이 났다. 곧 굶어죽게 생겼다고 생각하며 불안해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쉬어도 언젠간 또 들어오겠지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게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연예인들 사이 공황장애도 흔한데, 나는 식구가 많고 같이 살다 보니 직접 공황장애를 겪진 않았다. 연예인들이 악플에 많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긴 하다. 한두 명의 사람들이 올리는 악플인데 젊은 연예인들의 경우 전 국민이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고 오해해서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인생은 소풍이다’라는 발언이 유명하다. 어떤 의미인가?


소풍가는 날은 비가 오거나 번개가 쳐도 즐겁다. 이왕 태어난 거니까 ‘소풍처럼 즐겁게 생각하면서 살자’라는 의미다. 인생이 ‘전쟁’이라 생각하면 뭐든 다 힘들다. 대신 소풍이라고 생각하면 여건이 안 되더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 특히 나이 들수록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저도 소풍처럼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실제로 20~30대까지 가정적으로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어려움 속에서도 즐겁게 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많이 괴롭지 않게 잘 넘긴 것 같다. 인생에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 좌절하면 본인만 힘들다. 주변에서 도와주는 것 역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본인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그맨들 사이 ‘존경하는 선배 1위’다.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

마음이 여려서 남한테 큰소리를 못 치니까 주위에서 좋게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다(웃음). 남들한테 잘하는 성격은 아니다. 나쁘게 말하면 무심한 거고, 좋게 말하면 부드러운 성격이다. 그래서 굳이 욕할 이유가 없어서 좋게, 과분하게 평을 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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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겸 배우 임하룡이 본인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아라 기자
-화가 활동을 시작했다. 계기가 뭔가?


그림 그리는 작업은 누가 안 불러도 혼자 하면 되는 거니까 취미를 넘어서 ‘제2의 직업’이라 생각하고 도전하고 있다. 아무래도 아이디어를 계속 짜야하다 보니까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또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걸어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오고 가면서 사물이나 풍경 구경을 하다 보니까 정신 건강에도 이롭다. 다만 계속 앉아있다 보니까 꾸준히 스트레칭을 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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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겸 배우 임하룡이 직접 그린 작품/사진=임하룡 제공, 이아라 기자
-70대가 되면 나이에 대한 부담에 위축되는 사람이 많다. 이들을 위한 한 마디 부탁한다.


하고 싶은 걸 꼭 하라고 말하고 싶다. 누구는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냐고 하면 할 말 없는데(웃음). 그래도 본인이 하고 싶을 걸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친구들이랑 등산을 하거나 공원 산책하기도 좋다. 혼자 있더라도 혼자 산책하면서 혼자만의 즐거운 것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 굳이 멀리 안 가도 혼자 걸으면서 경치 보거나 지하철 타고 새로운 동네에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인생을 살다보니까 더욱 소풍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왕이면 즐겁게, 너무 생각 많게 살기보다는 외로운 것도 즐겁게 소화시킬 수 있는 마음을 가지라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앞으로의 포부나 계획은?

영화든 드라마든 예능이든 어떤 프로그램이든지 들어오면 즐겁게 하고 싶다. 안 불러주면 어쩔 수 없고(웃음). 그림도 열심히 그리고, 산책하면서 즐겁게 살 예정이다. 그래도 본업이 개그맨이니까 이왕이면 많이 웃길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 연극은 계속 해나가고 싶다. 40주년 기념으로 디너쇼도 했었는데, 50주년 기념으로는 공연을 짜서 전국순회공연도 해보고 싶다. 체력이 안 되면 그마저도 힘들겠지만 100세 시대인 만큼 정기적으로 검진 받으면서 체력 관리도 열심히 하고 무리하지 않게 활동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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