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일반

“아프게 장수하고 싶지 않다면… ‘잇몸 관리’ 가장 먼저 시작해야”

이해림 기자

이미지

3월 21일 제16회 잇몸의 날 기자간담회​ 현장/사진=이해림 기자
매년 3월 24일은 대한치주과학회가 정한 ‘잇몸의 날’이다. 잇몸 건강을 위해 지켜야 할 3·2·4 수칙에서 유래한 날짜다. 하루 3번 이상 칫솔질하고, 일 년에 2번 스케일링을 받고, 치아 사(4)이사이를 치간칫솔로 깨끗이 하는 것이 3·2·4 수칙의 핵심이다. 번거롭다고 건너뛰어선 안 된다. 구강 건강 관리에 소홀했다간 노년기에 ‘건강 빚’을 떠안을 수 있다.

3월 21일 제16회 잇몸의 날 기자간담회에서 강동경희대병원 치주과 강경리 교수는 “치아를 잘 유지하는 것이 노년기 삶의 질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나이 들며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유난히 급감하면 스스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지경이 된다. 이를 두고 ‘노쇠’라 한다. 구강 역시 신체 일부인 만큼 노쇠할 수 있다. 한국형 구강노쇠 진단 기준은 ▲저작 기능 ▲교합력 ▲혀의 근력 ▲타액선 기능(구강건조) ▲삼킴 기능 ▲구강 청결 유지 상태 등 6가지 중 2가지 이상의 항목에서 기능 저하가 관찰되면 구강노쇠로 판단한다.

구강이 노쇠하면 식사 중에 음식물이 자꾸 흘러나오거나, 음식물을 스스로 씹어 삼키기가 어려워 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지기 쉽다. 이것이 또다시 노쇠를 가속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일본 도쿄 메디컬 노화 연구소에서 2000명 이상의 노인을 4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구강 노쇠가 있는 사람들은 없는 사람에 비해 누적 생존율이 낮았고, 전신 노쇠와 근감소증, 사망률 위험이 모두 2배 이상 큰 것으로 확인됐다. 강경리 교수는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라도 구강 노쇠를 조기에 발견해 해결해야 한다”며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지는 것 때문이 아니더라도, 치주질환은 그 차제로 전신 노쇠를 앞당긴다. 연세대 연구진이 치매 환자 122명과 건강인 366명을 비교해 어떤 요인이 치매를 유발했는지 분석한 결과, 과거 음주력 이외에 치아 상실 개수가 치매 발생과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이중석 교수는 “큰 염증은 사람들이 바로바로 치료하러 병원을 가지만, 치주염처럼 낮은 수준의 염증이 지속되는 질환은 사람들이 잘 치료받지 않는다”며 “그러나 만성적인 염증 상태가 지속되면 염증성 노화가 발생하고, 이것이 다시 염증을 만드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노인들은 폐렴 등으로 입원한 후에 노쇠가 급격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폐렴은 구강 청결이 불량할 때 잘 생기므로 노인이라면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구강 관리에 힘써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창오 교수는 “스스로 걸어 외래 진료를 받으러 왔던 노인 폐렴 환자가 1~2주 입원하면, 폐렴이 나아도 몸이 급격히 노쇠해버려 혼자 힘으로 퇴원할 수 없게 된다”며 “퇴원 후에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으로 가는 사례를 숱하게 본다”고 말했다. 건강한 축구선수도 일주일 내내 누워있으면 근력이 1/3 감소한다. 입원 중인 노인은 감소 속도가 더 빠를 수밖에 없다.

노인이라면 최대한 입원할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노인 입원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폐렴을 경계하는 것이 그중 하나다. 김창오 교수는 “노년기에 입안 세균이 기관지로 들어가 폐렴이 생기는 사례가 많다”며 “구강 건강을 관리했을 때 폐렴 발생이 감소한다는 통계도 있으니 노인일수록 구강 상태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