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질환

풀에 닿기만 하면 피부 벌겋게… ‘풀독’ 대체 정체가 뭐니?

임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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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독은 야외활동할 때 피부가 풀에 접촉하면서 발진(두드러기) 등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봄이 되니 길을 걷거나 등산할 때 몸이 풀에 닿을 일이 많아졌다. 그런데, 이후 집에 와서 보면 피부에 못 보던 두드러기가 날 때가 종종 있다. 빨갛고, 가렵기도 해서 불편하기까지 하다. 바로 ‘풀독’이다.

◇풀독, 자극에 의한 피부 염증
풀독은 야외활동할 때 피부가 풀에 접촉하면서 발진(두드러기) 등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이갑석 교수는 “풀독은 따로 진단명이 없다”며 “보통 바로 올라오지 않고, 면역 반응이 일어나면서 저녁이나 다음날 울긋불긋한 발진과 가려움증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풀독은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가장 빈도가 높은 원인은 풀 자체보다 풀잎에 묻은 곤충 분비물 등 이물질 때문”이라고 말했다. 풀에 스치면 눈에 안 보이는 작은 손상이 피부에 생긴다. 이때 이물질이 닿으면서 염증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옻나무 같은 식물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어서 발진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며 “다만, 풀 자체에 대한 알레르기를 가진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풀독은 알레르기 증상으로 분류할 수는 없을까? 이갑석 교수는 “풀독은 자극에 의한 접촉 피부염일 수도, 알레르기일 수도 있다”며 “물론 빈도는 자극(이물질)에 의한 접촉 피부염이 더 높다”고 말했다. 자극을 받아 접촉 피부염으로 풀독이 나타나는 것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다만, 증상이 나타나는 빈도나 증상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 교수는 “보통 풀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수록 발진이 잘 생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풀독 생겼다면 가려움증 해결이 우선
풀독은 봄과 여름에 많이 발생한다. 이갑석 교수는 “여름에는 풀이 많다 보니 곤충 분비물 같은 이물질의 농도도 증가해서 풀독이 오르기 쉽다”며 “게다가 얇은 반팔, 반바지를 입다 보니 노출된 피부 부위가 넓어 피부가 받는 자극이 더 많아진다”고 말했다. 반대로 겨울에는 이런 환경이 없어져 풀독이 오르는 사람도 적다. 이 교수는 “피부 장벽이 약하거나 평소 아토피를 앓는 사람들은 풀독에 취약할 수 있다”며 “노화로 인해 피부가 얇아진 경우에도 남들보다 풀독이 오르기 쉽다”고 말했다.

풀독은 노출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이라 예방하려면 여름철에도 긴 옷을 입는 게 가장 좋다. 그리고 증상이 나타나면 물로 씻어줘서 자극원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이갑석 교수는 “풀독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가려움증인데, 이는 약을 먹거나 냉찜질로 억제할 수 있다”며 “증상 조절이 어렵다면 스테로이드 같은 바르는 약도 일시적으로 바르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풀독이 있으면 가려워서 긁는 사람이 많다. 이 교수는 “계속 긁다 보면 세균 감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며 “2차 감염이 생기면 붓고 아플 수 있어서 가려움증을 치료해서 이를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풀독 있다고 꼭 채소 알레르기 생기지 않아
한편, 풀독이 있으면 녹색 채소에 대한 알레르기가 우려될 수 있다. 이갑석 교수는 “채소 알레르기는 채소가 가진 성분에 대한 알레르기여서 풀 알레르기가 있다면 일부 채소에서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는 있다”며 “하지만 자극에 의한 피부염으로 생긴 풀독이라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풀독은 풀잎에 묻은 이물질에 의해 올라오기 때문에 애초에 기전이 다른 것이다. 게다가 풀독은 풀과 접촉한 피부 부위에 발진이​ 생기지만, 채소 알레르기는 음식이 지나가는 길인 입 주변 등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서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