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심장마비 환자 구하던 구급대원도 심장마비… “심폐소생술 모두 알아야”
전종보 기자
입력 2024/03/19 22:30
[해외토픽]
심장마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출동했다가 본인 또한 급성 심장마비로 쓰러진 영국 구급대원의 사연이 화제다. 다행히 2명 모두 다른 구급대원들의 응급처치를 통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16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더 미러는 베드퍼드셔에 살고 있는 데이지 드베인(31)과 구급대원
제레미 윌리엄스(55)의 사연을 전했다.
드베인은 2년 전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함께 집에 있던 남편 에먼(33)이 소리를 듣고 아래층으로 달려갔으며, 기절한 드베인을 발견하고 곧바로 구급대를 불렀다. 이후 에먼은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약 10분 간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그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아내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잠시 후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드베인에게 흉부압박을 시행했다. 그렇게 응급처치가 막 시작됐을 때쯤 현장에서 또 다른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자동심장충격기를 작동시키던 구조대원 윌리엄스가 갑자기 심한 가슴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윌리엄스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직감한 구급대원들은 두 팀으로 나눠 응급처치를 이어갔다. 드베인에게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하는 동시에, 윌리엄스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심전도 검사를 진행하며 두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구급대원 숀은 “병원으로 가는 동안 윌리엄스의 심박 수와 혈압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심장마비가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드베인은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한 후 한 달여 동안 치료를 받았다. 그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몸에 피하 삽입형 제세동기(S-ICD)를 삽입했다. 윌리엄스 또한 병원에 도착해 응급 스탠트 시술을 받았으며 현재는 건강을 회복했다. 드베인은 “윌리엄스를 비롯한 구급대원들이 나를 구했다”며 “그들은 50분 동안 나를 구하기 위해 힘썼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10분가량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에먼은 나의 생명유지장치였다”며 “남편은 영웅이다”고 했다.
지난달 드베인 부부와 윌리엄스는 사고 후 약 2년 만에 재회했다. 윌리엄스는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 중 하나”라며 “지금이야 웃을 수 있지만, 동료들이 아니었다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드베인은 윌리엄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나중에 윌리엄스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가 무사해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심폐소생술은 모두가 알아야 할 기술이다. 집에서 베개를 깔고 연습할 수 있고, 유튜브를 통해 교육 영상을 볼 수 있다”며 “절대 사용하고 싶지 않지만, 사용하게 된다면 숙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