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30대인데도 애착인형 없으면 못 자는 나, 이유 뭘까요? [별별심리]

이해나 기자 | 정덕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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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애착인형을 소유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애착인형에 과하게 집착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라면 심리치료를 받아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강모(34)씨는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애착인형이 없으면 잠을 편히 못 잔다. 자신의 애착인형인 곰 인형을 안고 있어야 마음이 편해져 잠이 잘 온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하자, 강씨의 심리 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성인임에도 인형에 과하게 집착하는 행위는 과거 양육자와 맺었던 건강하지 않은 애착 관계가 원인일 수 있다. 영유아 시기 양육자와 정상적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사람은 성인이 돼 '불안정 애착 유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애착이란 특정한 개인에 대한 애정적 유대를 말한다. 인간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주로 양육자와 애착 관계를 맺는다. 하지만 보통 생후 36개월이 지나면 양육자와의 애착 관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독립적인 상태에 도달한다. 그렇다고 해서 애착 관계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건 아니다.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임명호 교수는​​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자 사회적 존재여서 애착 관계에서 완전히 독립하지 못한다"며 "커 가면서 양육자에게 느꼈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회복하기 위해 양육자 대신 애착할 만한 대상을 찾는다"고 말했다. 애착 대상은 반려동물, 음악, 연인 등 근본적으로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인형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애착 유형은 크게 안정 애착과 불안정 애착으로 나뉜다. 임명호 교수는 "외롭고 지칠 때 애착 대상을 통해 마음에 안정을 찾는 정도라면 '안정 애착'이지만, 대상이 없다고 해서 일상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만 든다면 '불안정 애착' 상태"라고 말했다. 안정 애착을 형성한 사람들은 주로 신뢰나 우정같이 긍정적인 정서를 기반으로 관계를 이루지만, 불안정 애착을 형성한 사람들은 정서적 변화가 심하고 질투심이 강하며 파트너에게 강박적으로 몰입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부정적 정서를 기반으로 관계를 형성한다. 임 교수는 "성인이 돼서도 적절한 수준에서 인형과 애착 관계를 유지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다만, 과하게 집착해 애착 대상이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하는 등 일상 생활이 어려운 정도라면 심리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애착인형에 과하게 집착하며 불안정 애착 유형을 보이는 사람은 애착 대상 없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힘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단계적으로 인형을 끌어안는 시간을 줄이는 '탈감작 요법'을 활용해 보면 좋다. 임명호 교수는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인형을 안고 자는 시간을 줄이는 게 좋다"며 "이때 친구, 가족 등 주변 사람과 많이 소통하며 정서적 결핍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형을 갑자기 태우거나 없애는 건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어 삼가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