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일반

[아미랑]‘그들의 삶’이 아닌 ‘내 삶’을 되찾는 첫 번째 방법

최지우 기자 | 참고서적=인생 전환 프로젝트(더퀘스트 刊)

<인생 전환 프로젝트>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조직행동학 교수인 대니얼 케이블의 글을 연재합니다. 스타트업 기업부터 글로벌 기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34세의 젊은 나이에 림프종 4기 선고를 받습니다.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힌 순간, ‘삶의 마지막에 내가 가장 아쉬워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답은 바로 ‘내 삶을 이렇게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였습니다. 이때부터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암도 극복했습니다.

아미랑이 대니얼 케이블 교수의 이야기가 담긴 책 ‘인생 전환 프로젝트’의 내용을 1인칭 시점으로 편집해 칼럼 형식으로 싣습니다. 암 진단 후에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암 경험자들의 주체적인 삶이 완성되도록, <인생 전환 프로젝트>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암에 걸리는 순간, 삶을 포기해야 할까요? 암 진단을 받은 후 저는 오로지 ‘나를 위한 삶’을 살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10여 년 끝에 그 해답을 찾게 됐습니다. 아미랑을 통해 제가 찾은 답을 하나씩 공유해드립니다. 오늘은 먼저 ‘극복해야 할 삶의 억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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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DB
암이 몰고 오는 죽음의 공포는 그간 중요하다고 여겼던 모든 가치들을 변화시킵니다. 저는 경영대학원의 종신교수로 임용된 34살의 젊은 나이에 림프종 4기를 진단받았습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직업적으로 성공했고, 재산이 많이 있고, 근사한 가족을 둔 삶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루아침에 깊은 구덩이에 빠진 처량한 신세가 된 것 같았습니다. 죽음의 문턱 앞에 서보니, 제가 살아온 삶에 대한 깊은 회의감과 억압감이 느껴졌습니다.

승진, 집, 화목한 가정 등 외적인 요인이 충족된 삶은 타인의 눈으로 볼 때는 정말이지 성공한 삶처럼 비춰집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이것들이 ‘나다운 삶’을 의미하지는 않았습니다. 외부 기준에 맞춰 사는 삶은 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도록 나를 억압했습니다. 여러분은 암을 진단받기 전까지 어떤 삶을 살아오셨나요?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기도 했을 것이고, 목표로 하는 학교나 직업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오기도 했을 것입니다. 정해진 항로대로 운행하는 배와 같았겠지요. 가장 중요한 ‘나’에게 집중하는 삶은 아니었을 겁니다.

암 진단 후 반드시 극복해야 할 삶의 억압은 바로, ‘삶의 유한성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암을 진단받으면 병기가 어떻든 간에 죽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대부분의 암 환자가 죽음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을 갖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죽음을 애써 외면하고 암에 걸린 것에 한탄만 했습니다. 암 진단 후 6개월 간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혀 공황 상태에 빠져 지냈습니다.

그러다 문득 ‘사람이라면 누구나 죽는다’는 진리가 제 머릿속에 들어왔습니다. 삶의 유한함을 인정하기 시작하자, ‘삶은 유한하지만 그 남은 시간 동안만이라도 나다운 삶을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생겼습니다. 얼마든 간에 시간이 남아 있다는 그 사실 자체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죽음을 성찰하니 삶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삶에 더 만족하고 감사하게 됐습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외상 후 성장’이라고 일컫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가치들을 재배열하고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살게 되는 전환점인 셈입니다.

남아 있는 삶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니 내 삶에서 중요한 것들이 아주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나를 위해 살아야 했습니다. 삶은 유한한 시간입니다. 잠재력을 억누르고 있던 억압에서 벗어나 나의 강점을 깨닫고 나다움을 펼칠 때 비로소 삶이 의미 있어지고, 만족스럽게 채워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안의 잠재력은 무엇일까요?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또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보세요. 내 잠재력이 무엇인지 도무지 모르겠다면, ‘칭찬 기법’을 활용해 보세요. 가족과 친구들에게 그들의 장점에 대해 칭찬해줍니다. 그런 후 반대로 그들에게 나의 칭찬을 해달라고 해보세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나는 친절한 사람일 수도, 꼼꼼한 사람일 수도, 냉철한 사고를 하는 사람일 수도, 잘 웃는 사람일 수도, 어린이의 감정에 잘 공감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타인에 비친 최고의 내 모습을 확인하는 건 미처 알지 못했던 내 강점을 찾아 잠재력을 일깨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몰랐던 잠재력을 확인한 뒤에는 삶에 그 강점을 적용해 보세요. 본인만의 타고난 장점을 십분 활용해서 어떤 일 한 가지를 성공시키면 목적의식을 느끼게 됩니다. 겉보기에 엄청나 보이는 특별한 성공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시험에 떨어져 힘들어하는 친구를 위로하거나,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임하거나, 용기를 못 내 미뤘던 일들을 하나씩 해내는 사소한 행동이라도 좋습니다. 목적의식을 한 번 느끼기 시작하면 평범하던 일상도 아름답고, 고맙게 여길 수 있게 됩니다.

암 진단 후 우울이나 상실감이 찾아오면 나의 약점과 한계에 사로잡히기 쉽습니다. 약점과 한계에 맞닥뜨리면서 겪는 부정적인 감정과 비판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량을 늘리고 몸을 더 무력하게 만들 뿐이죠. 억압을 극복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긍정적인 마음가짐입니다. 약점과 한계가 아닌 내 안의 잠재력에 집중하세요. 스트레스 상황을 이렇게 건강하게 견디면 암 회복력 또한 높아집니다.

삶을 오롯이 ‘나의 삶’으로 변화시키는 것. 지금 이 순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삶의 유한함을 인정하세요. 그리고 내 안의 ‘그 무언가’를 찾아보세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내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겁니다. 지금 하셔야 합니다. 다음 칼럼으로 만날 때까지 이 두 가지 숙제를 완성해보세요. 인생이 바뀌는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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