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학
극치감 느끼면, 꼭 따라오는 통증… '사정 후 통증 증후군' 아세요?
이해나 기자 | 김예경 인턴기자
입력 2024/03/15 17:00
사정 후 통증 증후군은 2002년 네덜란드 신경과 의사 마르셀 왈딩거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사정 후 통증 증후군은 남성이 성관계·자위·몽정 후에 신체적·정서적으로 문제가 느껴지는 증상을 동반한다. 문제 증상으론 ▲발열 ▲발한 ▲오한 ▲코 막힘 ▲눈 가려움 ▲근육통 ▲정신적 피로 ▲집중력 저하 ▲기억력 저하 ▲피곤함 등이 있다. 사정 후 바로 증상이 나타나거나 몇 시간이 지난 후 천천히 발현되기도 한다. 증상은 길게는 일주일간 지속된다.
사정 후 통증 증후군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여러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센트럴 미시간대 제인 애쉬비 교수는 "우리 몸이 사정할 때 배출되는 정액 속 단백질을 '사이토카인'이라는 면역 단백질로 착각하는 게 원인일 수 있다"며 "몸에서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되면 우리 몸이 자기방어적 기제를 작동하면서 오한, 근육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호르몬 이상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수단의 이자 하트룸대 압달라 아티아 교수는 "원래 사정 후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 프로락틴이 분비되고,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분비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사정 후 통증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이와 반대로 사정 후 프로락틴이 분비되지 않고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지는 게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뇌의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미국 럿거스대 인류학과 헬렌 피셔 교수는 "뇌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기관인 편도체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사정 후에도 우울하거나 불안한 증상을 겪곤 한다"고 말했다.
사정 후 통증 증후군을 치료하는 명확한 기준이나 방법은 없다. 성관계 등 사정을 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거나 사정했다면 며칠 정도 휴식을 취해 회복할 시간을 가지는 정도다. 증상에 맞는 약을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두드러기 ▲콧물 ▲재채기 ▲오한 등이 나타나면 항히스타민제, 불안함, 스트레스 등 심리적인 문제가 있을 땐 항우울제나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하는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