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약 먹은 뒤엔 '디카페인 커피'도 마시지 마세요… 이유 뭐길래?
이해나 기자 | 김예경 인턴기자
입력 2024/02/29 17:35
디카페인 커피도 약을 먹은 직후이거나 약을 먹는 중에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커피 속 폴리페놀과 탄닌 성분도 약 흡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디카페인은 커피에서 카페인을 분리해 만든 음료다. 하지만 커피 원두에 있던 폴리페논과 탄닌 성분은 그대로 남아있다. 일반의약품연구회 오인석 회장(약사)은 "폴리페놀과 탄닌은 약물과 구조적으로 결합해 신체에 흡수되는 걸 방해한다"며 "특히 항생제나 결핵약과 함께 먹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디카페인 커피라고 해서 카페인 함유량이 0%도 아니다.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 따르면 한국에선 카페인 함량을 90% 이상 제거하면 '디카페인(탈카페인)'으로 표기할 수 있다. 97% 제거돼야 디카페인으로 인정하는 국제 기준과, 99%가 제거돼야 디카페인이라 할 수 있는 유럽연합(EU) 기준에 비하면 느슨한 편이다. 지난해 3~11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경기도 내 카페의 디카페인 제조음료 커피 40건의 카페인 함량을 분석한 결과, 평균 18.59mg/L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체내 카페인 대사는 간의 효소인 'CYP1A2'가 맡는다. 하지만 CYP1A2는 아세트아미노펜, 안티피린, 클로미프라민, 와파린 등 다양한 약 성분도 대사시킨다. 약을 먹는 사람이 커피를 마셔 CYP1A2가 카페인 대사에 집중하게 되면 약 성분의 대사율이 감소하게 되고 혈중 농도가 높아질 위험이 있다. 커피뿐 아니라 ▲에너지 음료 ▲녹차 ▲아이스티 ▲콜라 도 카페인이 들어있어 약과 함께 먹으면 안 된다.
오인석 약사는 "커피, 디카페인 커피뿐 아니라 약과 함께 우유, 주스를 마시는 경우도 있는데 옳지 않은 행위"며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약을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